이틀 동안 데뷔 첫 승·첫 세이브, LG 박명근 “마운드 위에선 내가 왕”[스경xMVP]

심진용 기자 2023. 5. 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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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명근이 3일 창원 NC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2-1 1점차 리드, 원정경기, 9회말.

19세 고졸 신인 박명근(LG)은 그런 상황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는 듯 보였다. NC 3·4·5번 중심타선을 상대로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지며 삼자범퇴로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 박건우를 삼진, 천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박명근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LG는 3일 창원 NC전에서 1점차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박명근은 전날 첫 승에 이어 이날 첫 세이브로 자신의 커리어에 새로운 숫자 ‘1’을 새겼다. 지난달 16일 두산전 데뷔 첫 홀드까지 포함해 한달 여만에 홀드와 승, 세이브를 차례로 올렸다.

경기 후 박명근은 “8회쯤 들어가면서부터 마무리로 나갈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준비했다”면서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1점차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이었다는 말에 박명근은 “점수 차는 안보고 올라가는 편”이라며 “긴장보다 설레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웃었다.

박명근은 신인으로 봄 전지훈련에 참가할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도 호투하며 기대치는 더 커졌다. 하지만 개막전 등판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3실점 했다. 이튿날 경기에서는 0.1이닝 동안 2실점을 했다. 주눅들 수도 있는 결과였지만 박명근은 그러지 않았다.

박명근은 “시범경기하고 정규시즌 차이가 확실히 있었고, 아무래도 긴장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다”면서 “(김)윤식이 형이나 (정)우영이 형이 이것저것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좀 경기장에 익숙해지고 하다 보니 어떤 야구를 해야 되는지도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근은 자신이 해야 하는 야구에 대해 “야구장에 들어서고, 마운드 위에 올라섰을 때 만큼은 제가 왕이라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면서 “즐기려는 마음으로 계속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명근은 “이렇게 빠르게 승을 거둘 줄 몰랐고, 세이브를 기록할 줄도 몰랐는데 염경엽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써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근은 그러면서 첫 승, 첫 세이브보다 첫 홀드가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첫 기록이다 보니 가장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월 한달 워낙 접전이 많아 염 감독은 불펜진 과부하를 염려했지만, 박명근은 “솔직히 저는 경기 나가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신난다”고 웃었다.

연일 호투로 박명근도 신인왕 레이스에 본격 합류했다. 욕심이 없느냐는 말에 박명근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다”면서도 “꾸준하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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