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3대 개혁의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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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과감성과 결단력", "불도저 같은 추진력", "과감하고 실용적인 정부". 예상과 달라 다소 놀랐다.
윤석열정부의 지난 1년에 대한 공무원들의 평가 얘기다.
이들은 윤석열정부가 교육·노동·연금개혁 등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어젠다를 던지고, 일단 정책 방향성이 정해지면 좌고우면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취재원들로부터 "윤석열정부가 제시한 3대 개혁은 시의적절했지만 너무 파편적이고 전략적이지 않다"는 식의 촌평을 자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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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견의용위(見義勇爲: 정의로운 일을 보고 용감하게 행동함)
임기 내 성과를 내기 위해 ‘어공’들이 ‘늘공’들을 끊임없이 닦달하고 면박주는 분위기도 아닌 것 같았다. 이전 청와대와 달리 대통령실은 정무적 판단이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뿐 세부적인 정책 과제나 내용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 편이라는 게 여러 공무원들 전언이다.
#2. 호불급흡(呼不給吸: 숨 쉴 사이가 없을 정도로 일의 진행이 빠름)
문제는 정책 추진의 속도다. 국가 미래를 좌우할 만한 굵직한 개혁 과제들이 충분한 정부 내 협의 없이 급박하게 발표된다는 생각이다. 정책 혼선이나 번복이 잦다. 주 최대 69시간 등 근로시간제 개편 논란이나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이나 교육전문대학원 신설안 유보, 국민연금공단의 서울 이전설 등이 그것이다.
사회적 공론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아쉽다. 노동·교육·연금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임은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3대 개혁의 당위성과 추진 과제의 시급성은 별개다. 정규직 중심의 임금·고용구조 완화 및 경직된 노동시장의 개편보다 노조의 고용세습과 폭력행위 철폐가 노동개혁의 핵심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초등 늘봄학교와 디지털교육 확산, 고등교육 지역격차 해소는 특정 정부의 역점 사업은 될 수 있을지언정 ‘개혁’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는 좀 민망하다. 국민연금 개혁 또한 임기 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뿐 아니라 퇴직·기초·공무원연금 등과의 연계·통합 일정표까지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3. 유공유문(唯恐有聞: 또 다른 말을 듣는 것을 두려워함)
최근 취재원들로부터 “윤석열정부가 제시한 3대 개혁은 시의적절했지만 너무 파편적이고 전략적이지 않다”는 식의 촌평을 자주 듣는다. 2027년까지인 초·중등 교원 수급계획이 왜 ‘중장기냐’는 불만에서부터 창의적 인재 양성과 활력 넘치는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선 고용시장의 불공정한 임금체계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했다.
‘논어’에는 공자의 제자 중 하나인 자로 이야기가 나온다. 평소 용맹하고 과감하기로 유명한 자로는 성격이 워낙 급하고 거칠어 스승으로부터 자주 ‘용맹함 외에는 취할 만한 재주가 없구나’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간교함과는 거리가 멀고 어설픈 고집도 없어 ‘들은 게 있으면 제 것으로 만들려 부단히 애썼던’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년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우리나라와 사회가 얼마만큼 더 활기차고 따뜻해지고, 미래세대에 꿈을 줄 수 있는지를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3대 개혁과제’ 관련한 대통령의 진심 어린 문제의식과 ‘○○○정부’라는 클리셰에서 느꼈을 책임감이 전해졌다. 과감과 결단으로 지난 1년을 헤쳐온 듯한 윤 대통령이 예의 유연함과 겸손함, 책임감으로 집권 2년 차 ‘징크스’도 극복해 4년 뒤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송민섭 사회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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