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설움 드디어 날렸다…엠비드, 삼수 끝에 NBA 최우수선수로
‘3년 연속 경쟁’ 요키치 등 제치고
프로 데뷔 7년차에 첫 MVP 영예
“오랜 여정이었다” 감격의 눈물
조엘 엠비드(29·필라델피아·사진)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미국프로농구(NBA) 2인자에 머물렀던 설움을 날리며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NBA 사무국은 3일 2022~2023시즌 MVP에 엠비드가 선정됐다고 알렸다. 엠비드는 NBA를 취재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스포츠 기자와 방송 관계자 100명으로 구성된 미디어 투표단에서 915점을 받았다. MVP는 투표단이 선호하는 선수 5명에게 각자 순위별로 다르게 매긴 점수를 합산해 정한다. 엠비드는 투표단 73명에게 10점이 부여되는 1위표를 받으면서 3연속 MVP에 도전한 니콜라 요키치(덴버·674점)와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606점)를 여유 있게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프로 데뷔 7년차인 엠비드는 이번 시즌 82경기 중 66경기에 나서 평균 33.1점(1위), 10.2리바운드, 4.2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경기당 1.0스틸, 1.7블록슛으로 수비에도 이바지했다.
엠비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득점 1위(30.6점)를 기록하며 1999~2000시즌 샤킬 오닐에 이어 22년 만에 센터로서는 처음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가공할 득점력에도 지난 두 시즌은 현역 선수 중 최고의 ‘트리플 더블’ 머신으로 불리는 완성형 센터 요키치에 밀렸다.
엠비드는 이날 MVP 수상 사실을 확인하고는 눈물을 쏟았다. 제임스 하든 등 동료 선수들은 “MVP”를 연호하며 축하했다. 엠비드는 TNT 방송 인터뷰에서 “오랜 여정이었다. 정말 힘든 일이 많았다. 농구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서도 많은 일을 겪었다”며 “기분은 좋은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놀랍다”고 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필라델피아에 뽑힌 엠비드는 부상으로 두 시즌을 날리고, 2016~2017시즌에 데뷔했다. 이후 올스타 6회, 득점왕 2회 등의 경력을 쌓았지만 상복이 없었다.
NBA는 2019년 그리스 태생의 아데토쿤보에 이어 올해까지 5년 연속 미국 밖에서 태어난 선수들에게 MVP 트로피를 건넸다.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태어난 엠비드는 1994년 하킴 올라주원(나이지리아) 이후 29년 만에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엠비드는 지난해 프랑스,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엠비드는 고국에서 어린 시절 배구와 축구를 즐겼다. 15세가 돼서야 농구공을 잡았다. 10대 때 이미 키가 2m를 넘어섰는데, 키가 큰 축구선수 중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농구로 관심을 돌렸다. 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센터 올라주원을 모델로 삼아 농구를 했다.
16세 되던 해에 카메룬 출신 NBA 선수 룩 음바 아무테가 운영하는 야운데의 농구캠프에 초청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인생이 달라졌다. 엠비드의 재능을 알아본 음바 아무테는 엠비드의 부모를 설득해 미국 플로리다주로 이주하도록 했고, 미국 최고의 고등학생 선수 육성 프로그램 중 하나인 몬트버드 아카데미 등록을 도왔다. 엠비드는 캔자스대학에서 28경기를 뛴 뒤 NBA에 진출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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