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파업 예고한 울산시내버스 하루 전날 밤 극적 타결

6개 버스노사 11시간 마라톤 협상 끝 임금 3.5%, 하계휴가비 25만 원 인상 등 합의
쟁점이던 퇴직금 적립률 내년부터 10년간 단계적 추가해 70% 적립키로

4일부터 전면 운행 중단 위기에 놓였던 울산시내버스가 전날 밤 노사간 극적 합의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타결돼 시민 발목을 잡는 사태는 빚어지지 않게 됐다.

울주군 청량읍 율리 울산시내버스 차고지 전경. 국제신문 자료사진

3일 울산시와 시내버스 노사에 따르면 학성여객 등 울산지역 6개 시내버스업체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최종 조정회의를 갖고 11시간여의 마라톤 협상끝에 임금 3.5% 인상 등에 합의했다. 단체협약에서는 하계휴가비를 기존 40만 원에서 65만 원으로 25만 원 인상키로 했다. 식비는 4500원에서 5000원으로 500원 올렸다. 또 쟁점이었던 퇴직금 적립률과 관련해서는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추가 적립해 10년 이내에 70%를 적립하기로 했다. 학성버스는 기타 단협을 다른 5개사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상안을 놓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울산시내버스노사. 시내버스노조 제공

노조는 올해 초부터 물가상승률과 그간 실질임금 감소분 등을 고려해 임금 7.4%와 특별상여금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적자 상태에서 추가 재정 지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 2%와 식대 500원 인상으로 맞서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듯 했다. 이후 교섭을 통해 노조가 요구한 임금인상률은 4.5%로 낮췄고, 사측은 3%로 높이면서 합의점에 어느 정도 근접했다.

문제는 현재 24% 수준에 머물러 있는 퇴직금 적립률 문제가 쟁점이었다. 버스업체들은 운영 적자로 매년 시에서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노선 지원금을 받고 있다. 버스업체들은 이 지원금을 대부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어 노조는 퇴직자들이 퇴직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퇴직금 적립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이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듯 했던 울산시내버스 노사협상은 지난달 25일 울산지노위 본조정회의에서 최종 조정안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노사가 3일까지 다시 협상을 계속하기로 하는 등 타결 의지를 보이면서 법적 조정만료일인 이날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극적으로 타결을 이룬 것이다.

한편 울산시내버스 노조에는 6개 사에 기사 1637명이 소속돼 전체 111개 중 107개 노선을 운행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93%(재적 조합원 대비 75%)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울산에서는 2019년 5월에 교섭 결렬로 당시 5개 시내버스업체 노조가 파업에 돌입, 당일 오전 5시부터 정오께까지 6~7시간 동안 버스 운행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