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 사진관’ 1호 주인공 박민우, 팀 패배로 빛 바랜 시즌 첫 홈런[스경x현장]
압도적인 구위로 KBO리그를 폭격 중인 NC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가 더그아웃에 작은 사진관을 차렸다. 팀 동료가 홈런을 치면 경기 중 즉석사진을 찍어 더그아웃 한켠에 설치한 작은 칠판에 그 사진을 붙이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 NC 관계자는 3일 “페디가 팀 사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차원에서 나섰다”며 “폴라로이드 사진기와 칠판을 사비로 샀다”고 전했다.
페디의 사진관은 영업 개시 첫 날부터 손님을 받았다. 3일 홈 LG전에 3번 지명타자로 나선 박민우가 그 주인공. 박민우는 이날 경기 1회말 LG 선발 플럿코의 3구째 빠른볼을 받아쳐 오른 담장을 넘겼다. 시즌 첫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호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박민우를 향해 페디가 카메라를 들었고, 박민우는 양 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다. 페디가 찍은 사진은 곧장 더그아웃 칠판으로 향했다.
다만 박민우의 이날 홈런은 NC가 1-2로 패하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NC 타자들은 플럿코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박민우도 이후 세 타석을 더 들어섰지만,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등 불운까지 겹치며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NC는 이날 패배로 14승14패 승률 5할을 기록하며 공동 6위로 처졌다. 페디를 비롯한 선발진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타선의 힘이 딸려 경기를 내주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홈런포가 쏟아지고, 페디의 칠판에 사진이 계속해서 걸리기를 NC 모두가 바라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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