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구속 135km의 KIA ‘특급 신인’ 윤영철, 선두 롯데 10연승 저지

이헌재 기자 2023. 5. 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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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왼손 신인 윤영철이 3일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윤영철은 5이닝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KIA 제공

올해 KBO리그는 ‘속도 혁명’을 맞고 있다. 한화의 영건 문동주가 시속 160km의 빠른 공을 던졌고, 키움 안우진도 158km를 뿌렸다. 각팀마다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그런 점에서 KIA의 왼손 신인 윤영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투수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 9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팀이 된 선두 롯데를 무너뜨린 것은 19살 윤영철의 빠르지 않은 공이었다.

윤영철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 팀이 10-2로 승리하면서 윤영철은 4경기만에 데뷔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윤영철은 77개의 공을 던졌는데 단 한 개의 공도 140km를 넘지 못했다. 34개의 직구는 최저 132km에서 최고 139km가 찍혔고,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35km에 머물렀다.
하지만 윤영철은 뛰어난 제구력과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운 경기 운영으로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32개의 슬라이더와 11개의 체인지업을 섞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2회 2사 만루의 위기 때는 이학주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 2사 2루에서는 렉스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5회 김민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견제를 통해 투수-1루수-2루수로 이어지는 도루사를 성공시켰다.

막내의 호투에 선배 타자들도 화끈하게 응답했다. 0-0 동점이던 3회말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선취점을 올렸고, 4번 타자 최형우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5번 타자 소크라테스도 우전 적시타를 작렬하며 3회에만 대거 4득점했다. KIA는 6회에 1점을 더 달아난데 이어 7회에도 4점을 추가했다.

10연승에 도전했던 롯데는 윤영철에게 막히면서 연승 행진을 ‘9’에서 마감해야 했다. 전날까지 4승 무패를 기록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떠오른 나균안도 4이닝 5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3일 키움과의 경기에 앞서 국민의례 때 마운드에 선 삼성 오승환. 그 동안 줄곧 마무리투수로만 등판한 오승환이 애국가를 듣을 건 극히 드문 일이다. 삼성 제공

대구 경기에서는 키움이 삼성을 4-1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는 ‘선발 투수’ 오승환의 등판이 단연 화제였다.

데뷔 19년만이자 한미일 KBO리그 621경기 째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끝판대장’ 오승환은 5이닝을 던지며 5안타(1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40세 9개월 18일의 나이에 선발로 등판한 오승환은 역대 최고령 데뷔 첫 선발 경기수 신기록을 세웠다. 박찬호(당시 한화)가 38세 9개월 13일이었고, 전유수(당시 KT)가 336경기 만에 선발 등판한 바 있다. 마무리로 나선 올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해 깜짝 선발로 전환한 오승환은 이날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선발 투수로 합격점을 받았다. 1회초 김혜성에게 우월 투런 홈런, 2회 이정후에게 2루타를 맞으며 한 점을 더 내줬지만 3회부터 5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오승환은 경기 후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한데 1회부터 실점을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9회 등판도 부담되지만, 1회부터 나가는 것도 부담이 된다는 걸 느꼈다. 9회엔 경기를 지켜야 하지만, 선발은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일 키움전에 선벌 등판해 역투하는 삼성 오승환. 삼성 제공

LG는 창원 경기에서 선발 플럿코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5회 박동원의 결승 솔로포에 힘입어 NC를 2-1로 꺾었다. 플럿코는 5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가 됐다. 전날까지 6연패를 당하던 한화는 잠실 경기에서 0-1로 뒤진 7회초 대거 8득점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8-3으로 역전승했다. SSG는 KT와의 경기에서 1-3으로 뒤진 7회말 에레디아의 역전 3점포 등에 힘입어 5-3으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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