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녹지 송현광장… 오세훈 “‘비우는 디자인’이 원칙”

김주영 2023. 5. 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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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들어설 예정인 '이건희미술관' 외에 추가 시설물 등을 짓지 않고 광장을 비워놓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다만 "(송현녹지광장에)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외에는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다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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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미술관 외엔 녹지로… 시민에 개방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들어설 예정인 ‘이건희미술관’ 외에 추가 시설물 등을 짓지 않고 광장을 비워놓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비우는 디자인’을 통해 도심 한가운데 있는 녹지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오 시장은 이날 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所) 개장식에서 “이 공간을 비워놓은 상태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비어있는 곳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완전히 비워놓고 싶은 게 바람이고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所) 개장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다만 “(송현녹지광장에)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분이 즐길 수 있는 컬렉션 외에는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다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스스로 이름하여 비우는 디자인”이라며 “디자인 중에 제일 의미 있는 디자인이 아무것도 안 하는 비어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여러 차례 (시청) 부서에서도 외부에서도 ‘무엇은 여기 세우겠다’고 하는데, 미리 원칙을 천명하는 만큼 어떤 시도도 없었으면 (한다)”이라며 “요청이 있을 때 거절하는 것도 큰 일이라 미리 말씀드린다”고 거듭 역설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시가 녹지 생태도시 프로젝트를 비롯, 친환경적인 도심 조성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경복궁 동편에 위치한 송현녹지광장은 규모가 3만7117㎡로, 서울광장의 약 3배에 이른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4m 높이 담장에 가로막혀 들어갈 수도, 안을 볼 수도 없는 공간이었다.

시는 2020년 6월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7월 임시 개방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년 간 개방 후 문을 닫는 광장의 동쪽에는 추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건희미술관이 들어선다. 시는 미술관을 중심으로 ‘송현문화공원’을 조성해 이 부지를 다시 시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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