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째 따서 '벌컥'…"없어서 못 먹을 판" 난리 난 日 맥주 [영상]
생맥주캔, 세븐일레븐 맥주 중 1위 차지
GS25 발주 물량 50만캔 중 약 76%가량 판매돼
국내 편의점 등 일본 맥주 판매량 증가하는 추세
올 1~4월 일본 맥주 판매량 300% 증가
일본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국내 출시되자마자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 '노노재팬' 열기가 식어가는 듯 국내 편의점에선 일본 맥주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1일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캔'을 한국에 본격 출시했다.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를 비롯해 전국 편의점 일부에선 이미 들어온 상태다.
뚜껑 전체가 참치캔처럼 열린다. 1캔(340ml)에 4500원, 4캔에 1만2000원에 한정 판매 중이다. 이미 일본에선 2021년 출시 초기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진 바 있고 국내에선 일본 여행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제품이다. 일반 국내 맥주와 달리 뚜껑 전체를 따서 마실 수 있어 시각적으로 생맥주를 마시는 듯한 효과를 준다.
"숨겨놓고 판다" 출시 첫날부터 아사히 대란
그러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며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코스트코에서는 선판매를 진행했는데 수요가 급증하자 구매 수량에 제한을 뒀고 출시 첫날 '오픈런'(매장 문이 열기 전에 줄을 서는) 사태도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편의점에서는 물량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GS25에서 발주된 물량은 50만 캔 정도인데 맥주 작은 캔 카테고리 내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GS25 관계자는 "현재 입고 수량 중 약 76%가량 판매됐다"며 "이미 품절된 점포도 많다"고 귀띔했다.
편의점 점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48캔을 발주했는데 24캔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카운터 안에 숨겨놓고 팔고 있는데 30분 만에 다 팔리고 8캔밖에 남지 않았다'는 등의 글이 게재됐다.
실제로 이날 용산구 근처 한 편의점 점주는 "발주를 넣어도 3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인기가 많아 들여오기 힘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오픈런 인증 사진이 올라왔다. 아사히 생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 4곳을 들렀다는 한 남성은 "세븐일레븐에 들어왔다길래 가봤는데 아직 없다더라"며 "들어와도 그날 다 나간다니까 먹기를 포기해야겠다"고 털어놨다.
'노재팬'은 옛말, 일본 맥주 판매량 ↑
현지 출시 당시 국내에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었다. 이에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국내에 들어왔다.
'노노재팬'도 옛말이 되면서 일본맥주 판매 회복세도 주목된다. 일본 맥주 수입량을 보면 2018년 8만6676t에서 2019년 4만7331t으로 반토막이 났고 2020년에는 6490t, 2021년 7751t 등으로 바닥을 찍었다. 반면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입량은 1만8940t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일본 맥주 인기가 심상치 않다. 사실상 아사히 생맥주 캔이 가장 먼저 판매된 곳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은 공식 출시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해 아사히 생맥주 캔은 지난달 30일에는 수입 맥주 중 1위, 지난 1일에는 전체 맥주 중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 1~4월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일본 맥주 상품 수는 동일한데도 매출은 늘었다. 같은 기간 GS25에서 판매된 주요 일본 맥주(아사히, 삿포로, 기린) 3종에 대한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U 역시 일본 맥주 취급 상품 수는 지난해와 동일한 20여 종이지만 올해 1월 1일~5월 2일을 기준으로 일본 맥주는 전년 대비 291.7% 잘 팔렸다.
"집에서 마실 수 있는 생맥주 캔은 처음"
집에서도 생맥주 맛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커다란 뚜껑을 따면 풍성한 거품이 올라와 생맥주와 같은 맛을 낸다.
국내에는 이 맥주캔처럼 뚜껑 전체가 열리는 제품이 없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뚜껑을 따면 내용물이 보이고 거품이 올라오는 시각적 효과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통상 생산된 지 1~2달 된 맥주는 뜻하는 생맥주는 아닐지라도 '진짜 생맥주' 같은 효과를 준다"고 설명했다.
일본 여행에서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사 먹어봤다는 이 모씨(27)는 "일본에서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한 박스를 사 왔던 기억이 있다"며 "집에서 즐기는 생맥주라고 하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 출시 후 해당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발주 물량이 전일 대비 2배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인기에 롯데아사히주류는 "여름께 한국 전용 디자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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