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닝에 무려 6명 쏟아부었지만..완벽히 실패한 두산의 투수교체
[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투수교체 실패가 두산을 패배로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는 5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두산은 3-8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은 이날 6회까지 리드했지만 7회초 한 순간에 무너지며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은 2연승을 마감했고 한화는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날 두산은 타선 난조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한화 선발 김민우는 4회까지 볼넷 4개를 내줬을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지만 양의지와 강승호가 벤치에 앉은 두산 타선은 좀처럼 좋은 타격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은 2회말 상대 실책을 틈타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시즌 초 팀을 지탱하고 있는 마운드는 상대 실수로 얻어낸 살얼음판 리드를 효과적으로 지켜냈다. 선발 김동주가 3.1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승용이 4회, 6회 두 차례 고비에서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두산은 7회초 한 순간에 무너졌다. 투수교체 실패가 치명적인 독이 됐다.
두산은 6회까지 잘 버틴 최승용이 7회 오선진과 노수광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두산 벤치는 1번타자 이원석 타석에서 박치국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치국은 공 1개로 이원석을 뜬공처리했다. 여기까지는 이승엽 감독이 그린 그림대로였다.
하지만 공 1개를 던진 박치국은 정은원 타석에서 신예 좌완 이병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좌타자 정은원을 좌완 이병헌으로 막겠다는 이승엽 감독의 계산이었다. 정은원은 통산 우완을 상대로 타율 0.265, 좌완을 상대로 타율 0.266, 언더/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56을 기록한 선수. 올시즌에는 우완을 상대로 타율 0.177, 언더/사이드암을 상대로 타율 0.250, 좌완을 상대로 타율 0.286을 기록 중이었다. 완벽한 '리버스 스플릿'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좌완투수가 막아낼 확률이 더 높은 타자인 것도 아니었다. 정은원은 이병헌을 상대로 6구 승부 끝에 우전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정은원의 안타는 두산이 맞이할 재앙의 시작이었다. 1,3루 위기에서 등판한 정철원은 폭투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한 뒤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최지강은 채은성을 삼진처리했지만 김인환에게 볼넷, 최재훈에게 적시타, 문현빈에게 2타점 2루타, 오선진에게 적시타, 노수광에게 안타, 이원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김명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명신이 정은원을 뜬공으로 막아내며 한화의 긴 공격은 비로소 끝났다.
결과론으로 볼 수도 있지만 두 명의 '원포인트 릴리프' 선택이 결국 독이 됐다. 불펜 에이스가 가장 큰 위기 상황에 등판하는 것은 현대 야구의 일반적인 흐름. 최승용에 이어 곧바로 정철원이 등판하거나 공 1개로손쉽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낸 박치국이 우완/언더 및 사이드암에 큰 강점이 없는 정은원까지 상대하는 선택을 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1군에서 갓 10이닝을 넘긴 2003년생 어린 투수 이병헌에게 그 상황은 부담이었을 가능성이 컸다.
무려 세 명의 투수를 사실상 원포인트로 소진한 두산은 최지강이 안타를 5개나 얻어맞으며 무너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최지강을 김명신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은 이미 흐름을 돌리기엔 너무 늦은 때였다.
팀타율 9위에 그치며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두산은 마운드의 힘으로 시즌 초반을 버티고 있다. 이날 경기도 마운드의 힘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짜내야'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고비에서 번번히 투수 교체에 실패하며 완패했고 연승의 상승세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사진=이승엽/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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