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찾은 고교 수학여행단, 집단 저체온증 호소
[KBS 제주] [앵커]
강한 비가 예보된 오늘, 제주로 수학여행을 온 고교생들이 한라산에 올랐다가 저체온증을 호소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응급의료소까지 설치했는데, 다행히 학생들의 건강은 큰 이상이 없었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담요를 뒤집어쓴 학생들이 구급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하나둘씩 내려옵니다.
한라산 정상 등반에 나섰던 다른 지역 고교생들이 저체온증을 호소한 건 오늘 오후 1시쯤.
진달래밭에서 강한 비를 맞아, 학생 여러 명이 저체온증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잇달아 119에 접수됐습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아침에는 (날씨가) 좋아서요. 거의 정상 도착해서도 비는 안 왔어요. 근데 갑자기 이제 비가 오기 시작해서, 내려오면서."]
한라산국립공원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해, 담요와 방한용품을 나눠주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다리에 통증을 호소한 일부 학생들은 화물 운송용 모노레일로 내려왔습니다.
[김성진/제주소방서 현장대응단장 : "학생들이 내려오는 즉시, 학생들을 전부 저체온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옷을 갈아입히고. 그다음에 저희들이 방한 물품을 준비했어요."]
수학여행단 397명 가운데 15명이 저체온증을, 4명은 발목 통증을 호소했지만 증세가 크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되진 않았습니다.
이들 학생은 천안의 한 고등학교 수학여행단으로 내일 제주를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한라산에는 이날 낮부터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면서, 급격한 기상 악화로 하산하던 등산객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주 산지에는 오늘 낮부터 비가 내려, 저녁 8시를 기준으로 3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한라산 성판악에는 초속 12미터가 넘는 강풍이 불었습니다.
[정동우/한라산국립공원 성판악지소 팀장 : "만약에 비가 오면 (비옷 등이)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에, 바로 학생들 하산해야 한다고 안전교육을 했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 측은 한라산 기상이 변덕스러운 만큼, 등반 시 바람막이와 같은 외투나 따뜻한 물 등을 챙기고, 반드시 두 사람 이상 짝을 지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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