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전동 킥보드 “배워보니 알겠네”[현장에서]

김보미 기자 2023. 5. 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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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첫 ‘PM’ 교육 진행…시, 내달까지 6회 시범 운영
빠른 가속에 조종 쉽지 않고 자전거처럼 균형 감각도 필요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열린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교육에서 시민들이 전동 킥보드 조작법을 익히고 있다.

“왼쪽 브레이크 레버에는 손을 살짝 얹어요. 오른쪽 액셀은 한 번에 훅 돌리면 본체가 튀어 나갑니다. 0.5㎝로 시작해서 익숙해지면 1㎝ 정도 돌려 스프링 감도를 느껴야 해요.”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예닐곱 명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동 킥보드를 둘러쌌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하승우 안전관리처장이 조작법 설명을 끝내자 각자 킥보드에 올랐다.

양쪽 레버를 잡고 디크(발판)에 한 발을 올린 후 나머지 한 발로 땅을 구르며 액셀을 살짝 돌리면 구동이 된다. 속도가 붙으면 태권도의 앞굽이 자세처럼 양발 자세를 취하고 허리를 편 뒤 전방 5m를 주시한다. 회전할 때는 시선을 돌려 방향 전환 후 균형을 유지한다.

조금 전 이론 수업을 떠올리며 각자 발 시동을 걸었다. 한 참가자가 액셀 레버를 돌리다 힘 조절에 실패해 바퀴가 세차게 돌면서 본체가 날아가듯 킥보드 앞이 들렸다.

“디크에 올린 발로 지그시 눌러야 뒤집히지 않아요. 천천히 속도를 낼 때는 균형감각이 중요하니까 겨드랑이를 들지 말고 몸쪽으로 붙여보세요.”

이날 서울지역에서는 처음 진행된 개인형 이동장치(PM) 교육에서 첫 주행을 해본 기자는 전동 킥보드의 빠른 가속에 놀라고, 쉽지 않은 액셀 조종에 당황했다.

평소 결제만 하면 공유 거치대에서 언제든지 전동 킥보드를 탈 수 있기에 쉽게 제어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여러 번 연수를 거쳐야 자동차 액셀 페달을 누르는 정도, 브레이크를 잡는 순발력이 키워지듯 적응하는데 연습이 필요했다. 또 자전거처럼 균형 감각을 잡기까지 사람마다 다른 시간이 요구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7~2021년 전동 킥보드 등 PM 교통사고는 3421건이 발생해 45명이 사망했다. 또 소방청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사고로 구급차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겨진 운전자는 2020년 3720명에서 2021년 5247명으로 급증했고, 2022년엔 1~7월에만 3578명으로 집계됐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는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안전모 착용이 의무다. 주행 속도는 시속 25㎞ 이하로 제한된다. 특히 탑승은 1인만 가능하고 2인 이상이 함께 주행해서는 안 된다.

전동 킥보드는 안전한 주행을 위해서는 사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관련 업체 수가 먼저 급증해 안전 인식이 형성되기 전 대중화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불거졌다.

하 처장은 “전동 킥보드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짧아 고속 안정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1인만 탑승해야 한다”며 “자전거, 오토바이 등 이륜차와 달리 도로 굴곡 등에 따른 충격도 모두 발바닥으로 흡수해 고속 주행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동장치 개념과 구조, 안전수칙 등 30분 남짓 이론을 배운 후 40분 가까이 실제 주행을 통해 탑승교육을 받았지만 능숙해지는 데까지는 훨씬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서울시는 오는 6월까지 교통안전공단, ‘킥고잉’ 등 업계와 협업해 총 6번의 시범교육을 운영한 뒤 만족도 조사 등을 거쳐 개인형 이동장치 교육의 정례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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