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없이 부서진 울타리…알고보니 무단횡단 방지용
[KBS 부산] [앵커]
굴러 떨어진 화물에 부딪혀 어린이가 숨진 어린이보호구역에도 인도를 따라 울타리가 있었지만, 사고를 막진 못했는데요.
알고 봤더니 이 울타리, 무단횡단을 막는 역할에 그쳤는데,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이 같은 상황입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굴러온 1.7톤 화물에 힘없이 쓰러진 어린이보호구역의 인도 울타리.
지난해 영도구청이 인근 초등학교 요청을 받아 설치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설치했는데 울타리가 주로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막는 것이지, 차량의 충돌을 견딜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돼 있습니다.
[영도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이게 어디 서울이나 다른 데 가보시더라도 다 똑같습니다. 다 이런 울타리고…."]
보행자용 울타리는 차량용과 달리 충돌 시험도 거치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무단 횡단 방지용은 일단은 실물 충돌에 대한 시험 그런 건 없고, 자재에 대한 강도의 기준만 (있습니다.)"]
앞선 사고들처럼 차량이나 무거운 화물이 인도를 덮쳤을 때 보행자를 보호하는 시설이 아닌 겁니다.
[박형준/부산시장 : "차량 방호까지 가능하도록 강화해야한다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그 입장을 가지고 차량 방호까지 가능한 울타리로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그렇게 협의를 하겠습니다."]
울타리의 강도를 높인다 해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차량용 울타리는 지주를 못해도 땅속 1.3m까지는 박아야 하는데 길이 좁은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기존 울타리가 설치된 경계석은 땅 속 5cm 깊이로 시공돼 있어 이곳에 아무리 튼튼한 울타리를 설치해도 외부 충격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또 도로나 인도에 울타리를 세우면 폭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최재원/도로교통공단 교수 : "이번 사고처럼 내리막길이라든지 그리고 위험 요소가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부분은 실질적으로 검토해서 선별적으로 차량 방호 울타리처럼 좀 강력한 시설물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최근 내구성이 좋은 새로운 소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린이보호구역에 적합한 맞춤형 울타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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