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대료 받아 망상 개발회사 송금”…‘건축왕’ 계좌 내역 입수

[앵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 건축업자 남 모 씨에 대해 검찰이 추가 수사에 나섰습니다.

횡령 혐의를 잡고 어제(2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KBS가 남 씨의 계좌 내역 일부를 입수했습니다.

임차인들이 임대료를 보낸 계좌에서 남 씨의 법인 계좌로 수천만 원이 빠져나갔는데 여기엔 동해 망상지구 사업의 법인 계좌도 포함돼 있습니다.

보도에 이도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KBS가 확보한 인천 미추홀 구 전세사기범, 남 모 씨의 개인계좌 내역입니다.

전세 사기 사건이 터지기 전인 지난해 8월 한 달간 입출금 내역입니다.

수십만 원 단위 월세와 몇백만 원 단위 보증금이 꾸준히 입금됐습니다.

남 씨 본인이 입금한 돈도 있지만, 동, 호수가 함께 적혀 세입자가 보낸 거로 보이는 입금액도 1억 원 가까이 됩니다.

눈에 띄는 건 출금 내역입니다.

남 씨 건설사로 7천여만 원을 보내는가 하면, 동해 망상지구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으로도 6백만 원 정도를 보냈습니다.

세입자들에게 받은 돈이 건설사와 망상지구 사업 법인으로 빠져나간 겁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건 한 달 치 내역이어서 전체 송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수상한 입금 내역도 있습니다.

남 씨가 대표로 있는 건설사가 보낸 3억 원입니다.

법인 자금을 개인 계좌로 송금한 건데 횡령 정황입니다.

검찰도 이런 돈의 흐름이 횡령에 해당한다고 보고 어제 남 씨의 건설사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남 씨 관계사 직원/음성변조 : "(여기 있던 컴퓨터들도 그 전에 쓰던 것들이에요?) 그쵸. 수사관분들이 와서 가져가셨으니까 하지 않을까요."]

검찰은 특히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돈이 망상지구 사업은 물론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불법 자금이 확인되면 추징보전에 나설 방침이지만, 남 씨 명의로 된 자산은 사실상 0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3일) 열린 남 씨의 두 번째 재판에서, 변호인은 사기 범죄가 아니고 추징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데 남 씨 측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은닉 재산을 빨리 추적해 피해를 보전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훈 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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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