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현 활약에 웃는 SK, 봄 농구 2연패에 1승 남았다

SK 오재현이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에서 안양 KGC의 수비를 뚫고 3점슛을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SK가 ‘봄 농구’ 연패에 한 걸음을 남겼다. 2경기 연속 변칙 농구의 힘으로 웃었다.

SK는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66-60으로 눌렀다.

챔피언결정전 3승2패로 승기를 잡은 디펜딩 챔피언 SK는 2연패 및 통산 4번째 우승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SK는 안양으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남은 2경기에서 1경기만 웃어도 우승이 확정된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2패 뒤 5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한 확률은 81.8%였다.

이날 경기에선 오재현이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서 김선형(16점)과 자밀 워니(18점 15리바운드)를 빼는 변칙을 시도했는데, 묘수처럼 들어 맞았다. 오재현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14점을 책임졌다. 직전 4경기까지 총 득점이 12점에 그쳤던 선수라 믿기지 않았다.

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재현이가 오늘은 터질 것이라 믿었다”면서 “재현이가 3점슛 3개를 넣은 경기에선 우리가 항상 이겼다. 오재현 공식이 오늘도 통했다”고 웃었다.

오재현의 이날 활약은 경기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7분여간 3점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넣었다. 외곽 수비의 힘을 뺐던 KGC 수비 변화의 틈을 제대로 찔렀다.

오재현 효과는 김선형의 투입을 늦추는 효과도 있었다. 그만큼 아낀 체력이 2쿼터 수비의 힘으로 드러났다. SK는 2쿼터 5분여간 상대의 공격을 무득점으로 묶었을 뿐만 아니라 2쿼터 전체를 5점으로 끊어냈다. 드롭존과 맨투맨 수비를 번갈아 쓰는 SK의 변화무쌍한 수비의 힘이 잘 드러났다. SK는 그 사이 김선형의 3점슛이 폭발하면서 41-28이라는 큰 점수 차이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SK도 위기는 있었다. 승기를 잡았다고 여겼던 3쿼터 변준형(15점)과 오마리 스펠맨(23점)을 막지 못했다. 두 선수가 골밑과 외곽에서 잇달아 터지면서 점수차가 순식간에 좁혀졌다. SK가 KGC에 43-44로 역전을 허용한 렌즈 아반도의 덩크슛은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탄이나 다름 없었다.

SK는 치열한 접전에서 작은 차이로 승리를 잡았다. 3쿼터 내내 고전했던 워니가 4쿼터 들어 KGC 골밑을 잘 파고들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여기에 오재현이 경기 종료 1분 16초를 남기고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키면서 63-60으로 점수를 벌렸다. 자신감을 얻은 오재현이 마지막 3점슛까지 꽂으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SK는 이날 승리에도 한 가지 고민은 남겼다. SK의 무기이자 정체성을 상징하는 속공으로 만든 득점이 2점에 그쳤다. 치열한 봄 농구를 거치면서 지쳐가는 SK의 일면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오재현은 “형들이 지친 게 눈에 보인다. 내가 아직 체력이 있으니 6차전에서 끝내보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