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이성만 탈당…‘겉불’ 껐지만 검 수사 ‘속불’ 여전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2023. 5. 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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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돈봉투 의혹’ 기로
이재명의 ‘결단’ 요청 받고
압색 3주 만에 “선당후사”
탈당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윤관석(오른쪽)·이성만 의원이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검찰이 지난달 12일 두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지 3주 만이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사태를 정리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 불안요소로 남는다.

두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등 지도부에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두 의원에게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끝까지 같이 못하는 데 대해 미안하다. 결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윤 의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일로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여러 사실 관계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임해서 밝혀나가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고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과 지역구민, 당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사태 발생 원인 중 하나는 검찰의 정치 공세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전날 이 대표와 식사를 함께하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결단해달라”는 요청을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돈봉투 사건이 터지자 두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이 탈당을 거부하면 출당 조치를 단행할 뜻을 시사했다. 두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를 앞두고 결국 탈당했다.

총선 앞두고 한시름 놨지만
추가 명단 나오면 ‘2차 고비’
체포동의안 넘어와도 곤혹
이재명 “태영호 녹취는” 역공
의총서 ‘조사기구’ 요구 빗발

민주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결단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특히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고비마다 사태를 정리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돈봉투 사태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돈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 송 전 대표가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다음에는 윤·이 의원에게 탈당을 직간접적으로 권유했다.

다만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민주당에 2차 고비가 올 수도 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의원들의 명단이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새로운 명단이 나온다면 또다시 탈당·출당 권유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날 의총에서는 전체 돈봉투 명단을 파악하기 위해 당내 조사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참석자가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다면 당은 새로운 곤경에 처하게 된다. 두 의원은 체포동의안 제출을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부결한다면 비리 혐의를 비호했다는 비판이 거세진다. 가결한다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때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제출을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부결시킨 바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수사 문제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윤·이 의원 탈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 태영호 의원의 녹취록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 명백한 범죄 행위로 보이는데. 원래 의무적 수사 사항이라고 하던데”라고 맞받았다. 검찰이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수사하지만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공천 개입 의혹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나영·탁지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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