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돈봉투' 탈당 속 3시간 난상토론…"이번 사건 끝났다 생각 안한다"

윤관석·이성만, 의총 신상발언서 눈물…일부 의원도 훌쩍
"수사서 더 발견되면 현 태도 유지"…"당 대응 부족했다"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이서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일 '돈 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관련해 당내 선거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이른 시일 내에 '1박 2일' 워크숍을 갖고 쇄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윤 의원과 이 의원의 탈당과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의총은 두 의원의 신상 발언으로 시작했다. 윤 의원은 향후 검찰 조사와 법적 절차 과정에서 적극 소명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도 당을 떠나 법적으로 투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신상 발언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며 의총장을 나갔고, 이를 본 일부 의원들도 훌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명이 눈물을 흘리며 나가니 다들 기분이 안 좋았다"며 "(이를 듣던 의원들도) 훌쩍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이 퇴장한 후 의총에선 약 3시간 동안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총 25명이 참여한 토론에선 최근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당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의원들이 다양한 의견과 함께 현 지도부의 대응 방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명 대표도 의원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많은 것을 열어놓고 계속 논의해 보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두 의원의 탈당으로 이번 사건이 끝났다거나 어려움을 넘겼다거나 생각하진 않는다"며 "오늘 탈당을 계기로 민주당은 당내 선거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쇄신하고 변하겠다는 각오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 의사를 밝힌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날 의총에선 이번 탈당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의견들이 주로 나왔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보는 중대성에 대한 기준이 굉장히 높고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 민주당이 더 절박하고 중대하게 이 사안을 다뤄야 한다는 의견들이 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사건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관여된 사람들이 더 발견될 수 있는데 그때도 엄정한 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 당 대응이 그동안 부족하거나 미온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적 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루자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시스템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원내대변인은 "비위 혐의가 제기됐을 때 당내 조사기구와 윤리감찰단, 징계 결정 기구 등이 있다"며 "이를 통해 어떤 판단이 이뤄지는 게 당사자들 입장에선 더 수용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선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1박 2일 워크숍' 제안도 나왔다. 여러 번 나눠 토론하는 것보다는 긴 토론 시간을 갖고 한 번에 결론까지 도출하자는 취지다.

이 원내대변인은 "(1박 2일 워크숍으로) 진행하는 게 효율적이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최종 결정되진 않았지만 1박 2일 워크숍 방식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일정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의총에선 당내 조사기구의 필요성과 대의원제도의 개편 논의도 있었다. 이 원내대변인은 "당내 조사기구를 만들지 여부 등을 앞으로 논의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며 "당내 선거 과정을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 수 있는 절차 개선 문제도 쇄신 의총의 어젠다로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