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공간 줄었는데 돈 더 벌었네…인천 이마트 어떻게 리뉴얼 했길래 [영상]
"우리는 물건이 아닌 시간을 파는 회사"
문화 향유하는 '미래형 점포' 목표
올해 10개 매장 리뉴얼에 850억원 투자
“우리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
3일 오후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6개월 간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한달 전 문을 열었다. 이마트는 연수점을 리뉴얼 하면서 장보기는 물론 보고, 먹고, 즐기고, 문화를 향유하는 '미래형 점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라는 정 부회장의 발언에는 마트가 쇼핑공간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해야한다는 시각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쇼핑 공간 줄었는데 돈은 더 벌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연수점은 리뉴얼을 거친 후 한 달 만에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 방문객 수는 23% 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주말마다 진행하는 ‘참치 해체쇼’나 ‘실내 스마트팜’, ‘축산 숙성 전용 쇼케이스’ 등 식료품 코너의 볼거리 콘텐츠를 마련한 것이 고객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다. 임대 매장 매출도 2배 이상 늘었다. 식당가는 평일 점심에도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을 정도다. 정 부회장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경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리뉴얼을 거치면서 되레 이마트가 직접 운영하는 판매 공간 비중은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이마트는 연수점의 전체면적 1만8512㎡ 중 약 70%를 차지하던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축소했다. 대신 매장 입구와 2층을 전국 각지의 맛집과 패션 브랜드 등 총 82개의 독립 임대매장이 있는 ‘더 타운몰’로 꾸몄다. 1층엔 프로야구 SSG랜더스 선수들의 락커룸을 재현한 ‘랜더스 광장’, 2층엔 국내 최초의 트램폴린 테마파크 ‘바운스 칠드런스파크’ 등도 만들었다.
쇼핑 공간은 줄었지만 돈을 더 많이 벌어들이게 된 셈이다. 복합문화공간은 주로 백화점이나 교외형 아웃렛 등 고급형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점포에서 도입하는 추세다. 정 부회장은 이같은 소비 트렌드를 대중형 마트로 불러왔다. 유통 점포들이 이같은 방향으로 체험형 콘텐츠에 힘을 주는 이유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점포 이미지를 탈바꿈하고 정기 방문하는 젊은층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참치해체쇼·치킨 튀기는 로봇 …인스타에 올려야지 '찰칵'
“참치를 통째로 해체하네” 이마트 연수점 수산코너에 몰려든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마트 한가운데서 펼치는 커다란 참치의 뼈와 살을 바르는 장면은 단숨에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매장 입구 한쪽 벽면을 둘러보면 커다란 스마트팜에서는 각종 채소가 자라는 광경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매장 내부 한 구석에선 로봇 팔이 직접 치킨을 튀기는 중이다.
온라인 공간에선 볼 수 없는 이같은 이색 체험은 오프라인 공간이 가지는 강점이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매출이 줄고 있는 오프라인 점포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 복합문화공간형 점포라고 볼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도 덤이다. 참치 해체쇼나 치킨 튀기는 로봇 등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각종 SNS를 통해 영상이 올라오고 사진이 게재되는 등 화제가 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에서 체험형 행사를 기획할 때 SNS에 올리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만큼 특별하고 이색적인 요소를 심어주는 게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조에 따라 이마트는 2020년 이마트타운 월계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체험 요소를 강화한 공간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장 리뉴얼은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에 이어 지난해 8개 점포에서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마트의 기존점 매출은 10개 분기 연속 신장했다. 2022년 4분기 매출 신장율은 7.8%에 달했다.
오는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거쳐 재개장할 예정이다. 연수점과 킨텍스점을 필두로 이마트는 올해 10여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을 위한 핵심 전략의 하나로 매장 리뉴얼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름 본격 시작전인데"…대형마트·편의점서 불티난 제품 [이미경의 인사이트]
- 中·日 모두 제쳤다…한국 여행 '큰손'으로 떠오른 나라
- 명품 싹쓸이 하던 중국인들 돌변…확 달라진 이유는
- 제주에 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칼국수집 찾은 이유
- 뚜껑째 따서 '벌컥'…"없어서 못 먹을 판" 난리 난 日 맥주 [영상]
- "K팝 콘서트 너무해"…태국서 블랙핑크 팬들 뿔난 이유
- "연예인 100명 거주" 소문났는데…체육공원 분쟁 2년째 '시끌'
- "고민 들어주던 언니가 JMS 신도"…180만 뷰티 유튜버 폭로
- "정국 모자 1000만원에 팔아요"…전 외교부 직원 벌금 100만원
- "담배만큼 해롭다" 경고…조기 사망 가능성 높이는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