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금리 인상이라면…FOMC 성명서, 이 문장이 바뀐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5. 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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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3일 오후 2시(한국시간 4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뒤이어 오후 2시30분(4일 오전 3시30분)부터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89.3% 반영돼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10.7%에 불과하다.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른다면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인지에 대한 힌트를 찾으려 애쓸 것이다.

긴축 중단에 대한 연준의 의도는 FOMC 성명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정책 강화"란 표현에 주목하라
우선 성명서에서는 어떤 표현에 주목하면 될까.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006년 긴축 사이클이 끝났을 때 성명서 문구에 주목했다.

연준은 2004년 중반부터 2005년 12월까지 매 FOMC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면서 성명서에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공개된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2005년 12월 FOMC에서는 연준의 정책 의도를 시장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되면서 긴축 종결을 위한 고민이 시작됐다. 당시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없어서 FOMC 성명서가 시장에 연준의 의도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2006년 1월 FOMC 성명서에서는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표현이 빠지고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필요할 수 있다"는 문구가 대신 들어갔다.

"추가적인 정책 강화"라는 표현은 지난 3월 FOMC 성명서에 새로 등장한 문구이기도 하다. 이는 연준이 지난 3월에 이미 긴축 사이클에서의 출구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 여지 남길까
하지만 2006년 1월 FOMC 이후 연준이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탄력적이었던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2.5%를 넘어서자 연준은 3월 FOMC에서 금리를 또 한 차례 0.25%포인트 인상하고 성명서 내용은 기존 그대로 유지했다.

2006년 5월 FOMC에서는 많은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를 원했지만 일부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며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결국 0.25%포인트 인상으로 타협이 이뤄졌고 대신 성명서 내용은 좀더 완화됐다.

연준은 기존 성명서에 들어갔던 문구에 "아직"이란 단어를 첨가해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아직 필요할 수 있다"고 바꿨다. 또 "정책 강화의 정도와 시기는 경제 전망의 진전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문구도 부가했다.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였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 표현에 대해 "우리가 지금까지 있었던 트레드밀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6월에 금리 인상을 반드시 중단할 필요도 없다"며 "6월 FOMC 때까지 경제지표가 너무 강해서 필요하다면 그 때 금리를 더 올려도 된다"고 말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도 이에 동의해 인플레이션이 못이라면 통화정책은 망치라며 "못을 박을 필요는 없지만 망치를 내려놓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긴축 중단 명시할까
그리고 2006년 6월 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당시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연준이 8월 FOMC에서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연준은 긴축 중단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마지막 금리 인상이 이뤄졌던 6월 FOMC 성명서에서는 뭐가 바뀌었을까.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아직 필요할 수 있다"는 문장이 삭제되고 필요할 수도 있는 추가적인 정책 강화의 "정도와 시기"를 둘러싼 문장이 바뀌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버냉키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없고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공개도 없었기 때문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란 점을 알리기 위해 성명서에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좀더 명확하게 밝혀야 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번 FOMC 성명서에 긴축 종결과 관련해 어떤 표현으로 어떤 시그널을 내보낼까. 2006년 5월 FOMC 성명서처럼 설사 오는 6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까.

아니면 2006년 6월 FOMC 성명서처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아예 제한적으로 차단해 버릴까.

WSJ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매튜 루제티는 연준이 올해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의 기대를 꺾기 위해서라도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밝힌다면 연준의 의도와 시장의 기대 사이의 간극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FOMC 성명서 작성에 직접 관여했던 드레퓌스 & 멜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빈센트 라인하트는 연준이 2006년 6얼 성명서처럼 긴축을 중단한다는 의사를 좀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준의 가이던스 문장에는 약속의 요소가 있었다"며 "하지만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약속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6월에 금리를 올릴 자신이 없다면 굳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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