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평균’ 좇는 인공지능, 인간의 창의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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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어를 폭넓게 구사하는 만큼 사유의 폭이 넓어진다.
반면 인공지능은 어떠한가? 이들의 가능성은 유한하다.
거칠게 말하면 인공지능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다.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4승 1패로 완승하며 충격을 던졌을 때, 우리는 인간의 모든 영역을 기계가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예감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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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구한민 | 연세대 도시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인간은 언어를 폭넓게 구사하는 만큼 사유의 폭이 넓어진다.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를 발견하고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반면 인공지능은 어떠한가? 이들의 가능성은 유한하다. 이유는 이들의 작동 원리에 있다. 거칠게 말하면 인공지능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다.
인공지능의 범주는 매우 넓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챗지피티(ChatGPT)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 11월 출시 당시 챗지피티가 키워드만으로 원하는 자료를 찾아주고, 운을 띄우면 삼행시까지 지어주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내 챗지피티의 밑천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떠도는 자료를 긁어모아 ‘과대 생성’하거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는 ‘과소 생성’하는 행태가 포착된 것이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의 인천상륙작전’을 설명해달라고 하면 있지도 않은 사실을 끌어와 신나게 설명하는 반면, 첨예한 갈등이 존재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에둘러대며 입장 피력을 회피한다.
언어학자 촘스키는 이러한 생성모델을 두고 “사람들이 평범하게 행하는 일이 악이 될 수 있다”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떠올렸다. 챗지피티는 단순히 표준적 주장을 자동 완성으로 요약할 뿐이며 표절, 무관심, 생략 등 도덕적 이슈에 대해서는 무지함으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촘스키의 지적은 인공지능이 내재한 한계점을 정확하게 찌른 것이다. 챗지피티는 사전적으로 학습된 변환기, 즉 하나의 학습된 기계에 불과하므로 ‘확률적으로’ 안전한 평균을 지향한다. 따라서 끊임없이 경계를 벗어나야 하는 창의성과 창조성을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근의 챗지피티 열풍은 기시감이 든다.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4승 1패로 완승하며 충격을 던졌을 때, 우리는 인간의 모든 영역을 기계가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예감에 휩싸였다. 그 뒤로 5년 넘게 지났다. 이른바 ‘챗지피티 쇼크’라고 하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창의성의 언저리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이 학습한 경험(a posteriori)이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인간이 가진 선험(a priori)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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