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생 29% “코로나 블루 경험”… 절반 넘게 도움 없이 버텼다

김유나 2023. 5.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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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중학생 10명 중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코로나19 시기 학생의 심리정서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초·중학생 2만3463명(초등학생 9607명·중학생 1만3856명)에 대한 조사 결과, 29%(6750명)가 코로나19 시기 우울·불안·스트레스로 마음이 힘든 적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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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발원, 학생·교직원 설문
등교 중지 여파로 불안 등 겪어
‘도움 요청하지 않은 이유’ 묻자
32%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교사들 “집중력 저하 학생 증가”
원격 수업 장기화로 사회성 우려
초등학생과 중학생 10명 중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불안과 우울,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3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코로나19 시기 학생의 심리정서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초·중학생 2만3463명(초등학생 9607명·중학생 1만3856명)에 대한 조사 결과, 29%(6750명)가 코로나19 시기 우울·불안·스트레스로 마음이 힘든 적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등교 중지 등이 이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힘들었다고 응답한 학생 중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57%(3867명)에 달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어차피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32%·1245명)가 가장 많았고, ‘마음 터놓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을 찾지 못해서’(19%·744명),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서(4%·167명) 등이 꼽혔다. ‘도움 요청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한 사람은 23%(871명)뿐이었다. 도움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도움을 요청해도 해결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거나 마음을 터놓을 사람을 찾지 못해 혼자 견딘 학생이 많은 것이다.

도움을 요청한 학생(2883명)은 대부분 부모 또는 조부모(74%·2134명·복수응답)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친구 35%(1019명), 형제·자매 13%(385명), 담임선생님 12%(333명), 담임 외 학교 선생님 6%(171명)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또 초·중학교 교직원 2869명 조사 결과 ‘코로나19 시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95.1%에 달했다고 밝혔다. ‘충동·감정조절이 안 되는 학생’(91.4%)과 ‘학습에 무기력한 학생’(91.0%)이 늘었다는 응답도 많았다. ‘공동체 의식과 배려가 부족한 학생’(88.1%),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85.3%), ‘공감 능력이 부족한 학생’(84.3%)이 늘었다는 응답도 많아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중지가 학습 결손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를 거치며 학생들의 부정적인 심리가 두드러지게 발현되고 있다”며 “건강한 심리정서 발달을 위한 교육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초등학생 중 상당수는 여전히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등 ‘마스크 뒤에 숨는 것’을 익숙해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1712명을 조사한 결과 70.2%는 학교에서 주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답했다.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마스크를 벗는 것이 어색해서’(53%),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마음 편해서’(19.5%), ‘내 얼굴을 친구들이 보는 것이 불편해서’(10.9%) 등이었다. ‘코로나 19가 두려워서’란 답은 10.9%에 불과했다.

전교조는 “원격 수업 장기화로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유아기를 보낸 초 1·2학년의 경우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가 늘었다”며 “사회성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어린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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