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압박에 끝내 ‘백기’… 민주, 추가 연루자 조치 기준점 될 듯

김승환 2023. 5. 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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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자진 탈당하기로 한 건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연루 정황이 드러난 지 3주 만이다.

두 의원은 그간 결백을 주장하면서 버텼지만 의혹으로 인한 당 지지율 침체 현상과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탈당 등이 잇따르면서 고조되는 당내 압박을 더 이상 이겨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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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자진 탈당
지지율 침체·송영길 탈당 등 영향
쇄신 의총 개최도 부담 작용 분석
당 최고위서 지도부에 의사 전달
이재명 대표 “본인들이 결단” 밝혀
윤·이 의원 “진실 위해 싸울 것” 강조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자진 탈당하기로 한 건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연루 정황이 드러난 지 3주 만이다. 두 의원은 그간 결백을 주장하면서 버텼지만 의혹으로 인한 당 지지율 침체 현상과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의 탈당 등이 잇따르면서 고조되는 당내 압박을 더 이상 이겨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의혹 연루 의원이 최대 20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가운데 이들 의원의 탈당 결정으로 추후 당 지도부가 추가 연루 의원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기준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이 의원은 3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에게 탈당 의사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안한 마음을 표한 동시에 윤·이 의원의 결단에 감사의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아쉽고 안타깝다. 미안하다’ 같은 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윤·이 의원의 탈당에 대해 “본인들이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휩싸인 윤관석 의원(오른쪽)과 이성만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이 의원은 제기된 혐의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인 데다 총선이 1년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탈당이 정치 생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간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진행 중인 검찰의 수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데다가 재판까지 간다고 했을 때 무죄를 받더라도 복당 시나리오를 그려보기엔 공천·총선까지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이런 사정을 고려해 그간 물밑에서 두 의원의 결단을 계속 설득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전날 윤 의원과 저녁 식사 자리를 갖고 탈당 결정을 받아냈다고 한다. 당 지도부의 설득 작업은 내부적으로 두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이나 출당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데 뜻이 모이면서 탄력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당 안팎에선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수수방관한다는 비판이 잇따른 터였다.

당 지도부는 애초에 자체 진상 조사 추진도 검토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접은 바 있다. 그러다 보니 윤·이 의원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검찰 수사만 쳐다보는 형국이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광온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그새 당 지지율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당내 위기감이 고조됐다. 소속 의원들이 윤·이 의원을 향해 공개적인 성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윤·이 의원을 겨냥하며 “지금 언론에 회자된 당사자들에 한해 저는 일단 자진 출당을 권유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권유해서 듣지 않는다면 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박광온 원내대표가 주도해 열린 이날 쇄신 의원총회도 윤·이 의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가 돈봉투 의혹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쇄신 의총을 순차적으로 열기로 한 가운데 이날 첫 쇄신 의총에선 윤·이 의원의 거취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윤·이 의원이 의총 전 탈당 의사를 발표하면서 이들은 신상 발언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윤 의원은 이 자리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되찾아 반드시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이제 홀로 진실을 위해 싸워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승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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