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할리우드 작가조합 수천 명 파업, 작품제작 차질 불가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영화 및 TV 작가들이 월트 디즈니, 파라마운트, 넷플릭스 등 제작스튜디오와의 임금 협상 결렬로 2일(현지시간)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작품 제작에 차질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1만1000명 이상의 미국작가조합(WGA) 회원들이 파업에 돌입했거나 돌입할 예정입니다. 작가들의 파업은 2007년 이후 처음입니다. 조합 지도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정한 거래를 하기 위해 교섭했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조합은 또 "그들은 작가들의 노동력에 의존하지 않고 프리랜서 직업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며 "조합 회원들은 그런 거래를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WGA에 따르면 현재 TV 시리즈 작가의 절반이 최저 임금 수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10년 전인 2013년과 2014년 시즌과 비교해서도 악화한 상황입니다. 또한 상위 작가 및 제작자 수준의 스크립터에 대한 평균 임금도 최근 10년 동안 4%나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제작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자연합(AMPTP)은 작가들에게 보상 인상을 제안했지만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습니다. AMPTP는 보상 인상을 일부 받아들일 의향은 있으나 조합의 일부 요구 사항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AMPTP는 "문제는 필수 스태프와 고용 기간"이라며 "회사의 필요 여부에 관계없이 특정 기간 동안 특정 수의 작가를 배치하도록 요구하는 조합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AMPTP는 "회원사들은 작가와 업계의 건강한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에 도달하고 집필에 생계를 의존하는 수천 명의 작가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호혜적 협상을 계속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약 1만1500여명의 작가를 대표하는 조직인 WGA는 2일 오후부터 할리우드 스튜디오 밖에서 피켓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미 키멜 라이브'나 '지미 팰런 투나잇 쇼' 등의 심야방송은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지미 키멜 라이브'와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화요일(2일) 저녁에 반복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파업으로 제작 중단이 길어지면 가을 TV 시즌 오픈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다만 넷플릭스는 미국 이외의 프로덕션 시설에서 제작할 수 있기에 이번 파업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2007년과 2008년에 있었던 파업은 100일 동안 지속되며 캘리포니아주 경제에 약 21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습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스트리밍 방송 붐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스트리밍의 서비스의 증가로 전통적인 TV 시청자가 줄어들고 광고주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함에 따라 TV광고 수익도 감소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침체 위협도 도사리고 있어 이래저래 할리우드 작가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챗GPT의 등장으로 작가의 일부 역할을 AI가 대신함으로써 갈수록 작가들의 입지는 악화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작가들의 파업 예고와 일부 파업 개시로 미국 케이블 및 방송 네트워크의 많은 프로그램이 제작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시즌의 마지막 에피소드 제작에 들어간 작품은 영향이 덜 하지만, 심야 프로그램이나 주간 연속극 및 'Saturday Night Live'와 같은 프로그램은 당장 작가들이 현장에 복귀 안 하면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번 파업으로 영화 및 TV 업계는 물론 남부 캘리포니아와 뉴욕시 일부 지역의 지역경제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제작시스템에 적잖이 의존하는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위험회피가 된 셈입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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