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86일 옥중단식 끝에 숨진 아드난, 이-팔 긴장 최고조

이스라엘 감옥에서 장기간 단식 투쟁을 벌이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고위 인사 카데르 아드난(45·사진)이 옥중 사망했습니다. 그의 사망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들과 이스라엘은 격렬하게 충돌했습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드난은 지난 2월 테러 혐의로 체포된 이후 86일간 단식 투쟁을 벌여오다 이날 닛잔 교소도에서 사망했습니다. 그는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었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통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 이스라엘 당국은 석방해 왔지만 이처럼 옥중 사망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입니다. 요르단강 서안 출신인 그는 소년 시절부터 이스라엘에 저항해왔지요. 그동안 12차례 체포돼 8년 이상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아드난의 변호사는 한 달 전부터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병원 치료를 요청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이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을 위한 의사들'(PHR) 이스라엘 지부의 라이너 까심-하산도 "아드난이 이스라엘 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이들 병원이 받아들이길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3일 아드난을 접견한 까심-하산은 아드난의 체중이 40kg 줄었으며 거동과 호흡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의식은 또렷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에 극우 정권이 들어선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아드난의 사망이 겹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는 아드난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로켓 포탄이 최소 26발 발사됐으며, 이 가운데 2발이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에 떨어져 3명이 다쳤습니다.

이스라엘은 즉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오후 전투기를 출격시켜 가자지구 내 하마스 훈련기지를 공습했습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포격을 지속하겠다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밝혔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내에선 아드난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습니다. 서안 도시 헤브론에서는 총파업으로 상점 등이 문을 닫았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타이어를 태우고 돌을 던졌으며 이스라엘 군경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대치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