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용진 "연수점 리뉴얼, 실험이었다…성공 예상 적중"

임현지 기자 2023. 5.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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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연수점 리뉴얼 후 전체 매출 18% 껑충
이마트 인천 연수점. 사진=임현지 기자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라'는 신세계 유니버스 철학을 담은 이마트 인천 '연수점'이 리뉴얼 한달을 맞았다. 이곳은 올해 30주년인 이마트가 '그간의 유통 노하우를 모두 집약해 새 단장했다'고 소개한 곳이다. 내부 변화만큼이나 수익성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발생해, 향후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객과 상품이 있는 곳에 답이있다"고 언급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연수점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매장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사실 나는 일상이 현장 방문"이라며 연수점 직원들과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매장을 찾아온 고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마트 연수점 델리존. 사진=임현지 기자

◆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 고객·매출 모두 증가

이마트 연수점은 지난 3월30일 리뉴얼 오픈했다. 기존 1만2561㎡(3800평) 규모였던 이마트 매장을 5289㎡(1600평)으로 압축하고, 1만1570㎡(3500평)규모의 '더 타운몰'을 조성해 전문점과 테넌트(임대 상점)를 대거 유치했다. 온라인 배송을 위한 PP(Picking&Packing)센터도 500평 규모로 확대했다. 한마디로 '몰(Mall)타입 대형마트'인 셈이다.

기존 이마트 매장은 줄었으나, 대형마트의 기본인 그로서리(식료품) 공간은 3867㎡(1170평)에서 4297㎡(1300평)으로 확대했다. 족발, 떡, 구이, 초밥 등 각각 따로 나눠져있던 델리를 고객 중심으로 일원화해 한곳에 배치했다. 주류 특화존 'Wine&Liquor(와인 앤 리큐르)', '밀키트'와 '샐러드 솔루션존' 등도 마련됐다.

이마트 연수점 실내 스마트팜. 사진=임현지 기자

'실내 스마트팜'도 도입해 총 10종의 채소를 매장 내에서 직접 재배·판매한다. 스마트팜은 기후나 계절마다 품질과 가격이 달라지는 채소를 언제나 균일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수점에서 판매를 진행해 동향 파악 후 다른 매장으로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로봇이 직접 튀겨내는 '로봇 후라이드 치킨'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수산 매장에는 시그니처 참다랑어와 욕지도 생참다랑어(월 1회)를 운영, 매주 주말 매장에서 직접 참치를 해체한 후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하는 '오더메이드(Order-made) 공간을 만들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유명 맛집과 핫플레이스도 입점했다. ▲서울 성수동·수원 행궁동 등 유명 맛집 25곳이 입점한 '미식가' ▲트램폴린 테마파크인 '바운스칠드런스파크' ▲포토부스와 솜사탕, 랜덤박스 등 자판기 중심의 '헬로포토' 등이 들어섰다.

이마트 연수점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임현지 기자

연수점은 리뉴얼 개장한 3월30일부터 4월30일까지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8%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문 고객 수도 23% 늘었다. 그로서리 매장은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 고르게 신장했다. 공간은 절반가량 줄었지만 직영매장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정환성 이마트 연수점 점장은 "인천 지역에 최초로 입점한 F&B만 10곳"이라며 "평일 점심시간에도 좌석 점유율이 90%가 넘고 주말에는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연수점 수산코너에서 참치를 해체하고 있다. 사진=임현지 기자

◆ 정용진 부회장 현장 경영 "연수점 리뉴얼, 큰 실험"

이날 매장을 방문한 정 부회장은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었다"라며 "매장 면적을 절반이나 축소해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뉴얼 개장 후 추이를 보니 줄지 않았다. 우리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그로서리 매장을 한 바퀴 돌면서 델리 매장과 스마트팜을 유심히 살폈다. 직원들의 상품 소개를 경청하는 것은 물론, 고객들과 악수하고 셀카를 찍어주는 등 재계 '인싸' 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스타벅스 커피를 먹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퇴근하기 전에 이마트24 들려서 맥주, 스낵을 사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이후에는 야구장에 가서 야구를 보며 응원한다"며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세계 유니버스' 안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시면서 저랑 같은 일상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연수점 내 스마트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임현지 기자

연수점은 정 부회장의 야구 사랑이 담겨있다. 기존 행사장으로 활용되던 1층 일부를 개조해 '랜더스 광장'을 조성했다. 인천을 연고지로 둔 신세계그룹 프로 야구단 'SSG랜더스'가 인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만든 공간이다. 선수 12명을 선정해 유니폼, 배트, 야구공 등 용품과 선수단 포스터가 진열돼 있다.

지하 1층에는 SSG랜더스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 마련돼 있다. 유니폼과 모자, 글러브 등 구단 로고가 박힌 상품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 용품 구매도 가능하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이 건립을 추진 중인 인천 '청라 돔구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돔구장은 시와 협의 중으로 현재 인허가는 95% 정도 풀렸다"며 "올 연말에 착공을 해서 2027년 9월이나 10월에 오픈할 수 있을 것 같다. 2028년에는 스타필드 청라를 오픈하고, 더불어 프로야구 시즌을 그곳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수점 1층 '랜더스 광장' 사진=임현지 기자

정 부회장은 신세계 유니버스 실현을 위해 고객을 중심으로 한 리뉴얼 매장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장 경영도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온라인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오프라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수점처럼 바꾼 것은 꼭 필요한 투자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우리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며 "그래서 '고객의 시간을 한번 제대로 점유해 보자, 그럴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경영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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