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가 독립영화를 빛내는 장이 될 수 있길" 정준호 집행위원장의 바람 [인터뷰]

2023. 5. 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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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정준호

[덕진구(전주)=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겸 배우 정준호가 영화제를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이야기했다.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JIFF) 공동 집행위원장은 3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소재 카페에서 진행된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반환점을 돈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소회는 물론, 영화제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아 이제 폐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처음으로 영화제 운영을 맡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정준호는 "예상외로 영화제를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2019년 열린 20회 전주국제영화제와 비교해 봐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출품작도 많고 관객도 많아 잘 진행되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관객들과의 만남(GV) 같은 코너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예를 들어 독립영화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다르덴 형제'(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이 처음으로 내한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인간으로서 대접을 못 받고 결국 죽음으로 향해가는 불법 체류자들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영화적 메시지가 관객들의 마음에도 닿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다르덴 형제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정준호가 올해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영화제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그를 공통 집행위원장으로 선정하며 목표로 내세웠던 부분과 같다. 정준호는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시민들과 많은 소통을 나눴는데, 이를 통해 발견한 전주국제영화제의 문제점은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전주 시민들의 세금들을 통해 마련하는 축제인데 막상 시민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들이 없더라. 또 전주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만 축제가 진행되다 보니 일정 공간만 북적이는 느낌을 받았다. 거리에서 10분만 떨어져도 축제 분위기를 못 느낄 정도였다. 너무 안에서만 노는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어 골목상영회나 야외 상영회 같은 프로그램들을 최대한 분산해서 하려고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준호는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가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먼저 정준호는 독립 영화가 갖고 있는 기조가 어느 정도 바뀌어야 한다 강조했다. "우물 안에만 갇혀있는 듯한 영화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것. "아무리 독립 영화라 해도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선 안 된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영화가 자서전은 아니지 않냐"라고 강조한 그는 "독립 영화, 저예산 영화라 해도 자본이나 투자가 없으면 절대 영화는 나올 수 없다. 그리고 그 자본을 끌어오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소통이 필요하다. 다만 이게 갖고 있던 색깔을 완전히 버리라는 뜻은 아니다. 독립 영화라 해도 충분히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이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면 다양한 소재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기업의 니즈와 하나가 되면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될 것이라 본다. 기업은 본인들이 투자한 감독들의 영화를 보며 팬이 될 거고, 이를 시작으로 두 번 세 번 같이 갈 수 있는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런 마니아가 감독을 잡아주고 믿어주고 도와준다면 개인으로 영화를 만들 때보다 훨씬 더 큰 파워를 지닐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영화제는 마치 장터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생각한다"라는 정준호는 "감독들이 힘들게 지어서 캐온 농작물들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공간 같은 곳 말이다. 영화계에는 영화를 하고 싶지만 자본이 없어서 못하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는데 자본이 없어서 못하는 감독들이 많다. 이런 분들이 많은 대중과 투자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공간이 전주국제영화제가 되길 바라는 하는 마음이다"라고 바랐다.

이어 정준호는 앞으로 한국 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 영화계에 위기가 온 이유는 작품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다 떠났기 때문이다. 이젠 영화의 스케일보단 내실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같은 신을 찍어도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테크니컬 한 부분과 아이디어에 신경 쓰면 충분히 줄일 수 있고, 아낀 투자금으로 힘을 줘야 할 부분에 제대로 힘을 줄 수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늘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생각한다. 이젠 사이즈 전쟁이 아니다. 얼마나 밀도 있게 작품을 끌고 가고 집중 있게 보게 만드냐가 중요하다. 그 부분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젠 외형적인 부분보단 내실에 집중해야 할 때로 보인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편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달 27일 개막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6일까지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은 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형제 감독(벨기에)의 '토리와 로키타'였으며, 폐막작은 김희정 감독(한국)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전주국제영화제 | 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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