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호법 갈등 중재 손놓고 ‘의협 편들기’만 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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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에 반발하는 간호조무사 등이 3일 연가투쟁에 나섰다.
그동안 간호법 반대 투쟁을 이끌어온 것은 의협이지만, 정작 이날 연가투쟁에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간호조무사 관련 핵심 쟁점인 고졸 학력제한 문제도 간호법의 해당 규정은 의료법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의료계 직역 간 갈등을 적극 중재하기는커녕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을 반대하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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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에 반발하는 간호조무사 등이 3일 연가투쟁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요구다. 이번 투쟁은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13개 단체가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11일 한차례 더 연가투쟁을 벌인 뒤, 17일에는 필수의료 분야 핵심 인력인 전공의도 참여하는 연대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연가투쟁의 주력은 간호조무사들이었다. 전국적으로 약 80만명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현업 인원은 20여만명에 이른다. 이들 중 1만명 이상이 오후 반차를 내는 형식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진료 차질이 크게 빚어지진 않았다. 다만 일부 동네 의원들에선 단축 진료가 불가피했다.
그동안 간호법 반대 투쟁을 이끌어온 것은 의협이지만, 정작 이날 연가투쟁에 의사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상 간호조무사를 앞세우고 본인들은 한발 비켜서 있는 모양새다. 이는 간호법 반대 요구가 당장 의사들의 진료 거부를 추동할 만큼 명분이 크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회에서 제정된 간호법이 시행되더라도 현행 의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의 진료 방식이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에 여론의 지지를 받기도 어려워 보인다. 간호조무사 관련 핵심 쟁점인 고졸 학력제한 문제도 간호법의 해당 규정은 의료법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 의료법은 그대로 놔둔 채, 간호법만 문제 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의료계 직역 간 갈등을 적극 중재하기는커녕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을 반대하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정부가 간호법안 통과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간호법안이 오히려 돌봄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된다’는 식의 내용으로 노골적인 ‘의협 편들기’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간호법 제정은 최적의 대안이 아니다”라고 언급해, 가치중립적이어야 할 정부가 본분을 망각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2020년에 이어 또다시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의협의 파업 예고가 나온 상황이다. 정부는 명분 없는 파업에 힘을 실어주는 대신, 적극적인 갈등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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