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마네킹으로 보여"… 2년차 장례지도사, 사표낸 사연

서진주 기자 2023. 5. 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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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마지막 길을 안내하는 직업인 장례지도사로 일하던 중 사람의 시신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아 일을 그만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글쓴이 A씨는 "2년 동안 장례지도사로 지내다가 지난주에 그만뒀다"며 "아무리 기계가 사람의 직업을 대신한다고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인의 임종 길을 로봇이 아닌 사람에게 맡기기에 이 직업이 '블루오션'(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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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장례지도사로 일하던 누리꾼이 다른 길을 택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안내하는 직업인 장례지도사로 일하던 중 사람의 시신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아 일을 그만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례지도사 2년 하다가 때려치웠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2년 동안 장례지도사로 지내다가 지난주에 그만뒀다"며 "아무리 기계가 사람의 직업을 대신한다고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인의 임종 길을 로봇이 아닌 사람에게 맡기기에 이 직업이 '블루오션'(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장례지도사의 길을 택한 뒤 주변으로부터 많은 걱정을 들었다고 전했다. A씨의 주변인들은 "매일 곡소리를 들으며 살아야 할 텐데 정신적으로 괜찮겠냐" 등의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 부분을 조심하기 위해 발인할 때마다 유족들이 건네는 말을 최대한 무시하고 공적으로만 대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렇게 적응하고 나서는 문제가 없었고 적응한 이후부터는 아무 감정이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감정이 무뎌지다 보니 사람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감정 자체가 들지 않았다"며 "염해야 할 시신이 들어와도 그냥 '고깃덩이' '마네킹' 같은 존재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종종 사고사를 당해 참혹한 시신을 봐도 귀찮은 일거리로 보였다"며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고인의 지인들이 우는 소리, 감정이 격해져 싸우는 소리가 들려도 시끄럽다는 마음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이런 문제를 깨닫자 무서워서 일을 못할 것 같았기에 그만두고 나왔다"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막노동을 해도 장례지도사 하는 것보다는 나을 듯하다"고 강조했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A씨가 견디기 힘들었다면 본인의 길이 아니었던 것" "병원에서 일해도 저런 감정이 생긴다" "직업병의 일종" "감정에 휘둘려도 문제고 감정이 없어져도 문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마음 같아 씁쓸하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그만두는 게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위로했다.

특히 A씨와 비슷한 직종에서 근무했던 누리꾼들의 공감이 눈길을 끌었다. 한 누리꾼은 "나도 첫 직장이 장례업체였다"며 "실제로 사람이 죽어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던 탓에 친구가 조부모님들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도 한 마디 못 하겠더라"라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A씨와는 반대되는 이유로 그만뒀다"며 "생과 사가 오가는 곳이니 정신력이 약하면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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