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삼성보다 구글 주식 더 샀다

황경상·배문규·이수민·박채움 기자 2023. 5. 3. 18: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유 1위는 삼성전자, 순매수량 1위는 구글
가상화폐, 2차 전지 테마주도 인기
4명 중 1명 꼴 해외주식 보유… 이해충돌 우려

고위공직자들이 선택한 주식은 무엇일까? 공직자 10명 중 3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지난해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해외주식인 알파벳(구글)이었다. 순매수 상위 10위 내에서도 해외 주식이 절반가량됐다.

3일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가 지난달 말 공개된 입법·사법·행정부의 전·현직 고위공직자 2555명의 재산공개 자료에 명기된 주식 종목을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은 공직자가 가지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모두 805명(31.5%)의 공직자가 삼성전자 보유를 신고했다. 이어 카카오 348명(13.6%), 현대차 215명(8.4%) 순으로 많았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전체 공직자는 1825명으로 전체의 71.4%에 달했다. 공직자 대부분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주식으로는 SK하이닉스(168명), LG에너지솔루션(142명)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가 많았다. 해외주식으로는 테슬라(163명), 엔비디아(135명) 등이 많았다.

경향신문은 시민들이 공직자의 주식 보유 현황을 감시할 수 있도록 공직자별, 종목별로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는 아래 주소로 접속 가능하다.


☞ 고위공직자가 선택한 그 주식
     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3/stocks_search/

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3/stocks_search/

삼성전자보다 구글 더 샀다

보유현황은 국내주식이 많아 보이지만 새로 증가했다고 신고한 주식은 달랐다. 재산내역의 증가, 감소 내역으로 공직자들의 상장주식 순매수 현황을 집계해 보니 상위 1위는 알파벳(구글)으로 모두 1만1008주가 순매수됐다. 5위인 삼성전자(4335주)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상위 10위권에는 구글 외에도 테슬라(1만538주), 아이온큐(6461주), 아마존(2163주) 등 해외 주식이 절반가량 포진해 있었다. 순매수는 매도량에서 매수량을 뺀 수치이며, 통계편향을 피하기 위해 종목별 최대 매수·매도량은 계산하지 않았고 거래횟수가 10회 이하는 제외했다. 거래시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금액이 아닌 주식수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국내 주식으로는 비덴트(6997주), 솔루스첨단소재(4335주) 등이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비덴트는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관계사로 주목을 받았던 종목이다. 성창용 부산시의회 의원이 본인과 배우자를 합쳐 4979주가 증가했다고 신고해 매수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차 전지 관련주 중 하나다. 역시 관련주로 최근 급등한 엘앤에프(1768주), 에코프로비엠(1457주)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엘앤에프는 이종석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711주를, 솔루스첨단소재는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5700주를, 에코프로비엠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1000주를 증가했다고 신고해 최대치(모두 가족 합산)를 기록했다.

순매도 상위 20위권 종목은 모두 한국 주식이었다. 순매도가 가장 많았던 HLB는 오세훈 서울시장 부부가 모두 2만8432주를 매도한 영향이 컸다. 오 시장은 해당 주식이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판단에 불복해 행정심판까지 제기했지만 모두 매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정부 ‘친원전’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순매도 3848주로 상위권에 올랐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직무관련성을 이유로 1980주를 매각한 영향이 컸다.

고위공직자 4명 중 1명 해외주식 보유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614명으로 전체의 24%에 달했다. 고위공직자 4명 중 1명꼴로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셈이다. 공직자들의 해외주식 보유는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기 때문에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공기업 입찰에 해외기업이 참여하거나 각종 규제와 연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주식 수로만 따져봤을 때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가족이 21종 11만9509주의 해외주식을 보유해 가장많았다. 주로 중국 회사들의 주식이 많았다. 박 의원의 배우자는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SMIC 8만주를 비롯해 항서제약 1만8000주, 선난써키트 4400주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채권의 경우 브라질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가 54명으로 가장 많았다. 브라질 국채는 10%에 달하는 표면 이율에 브라질 정부가 보증하는데다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최근 인기가 높았다. 다음으로는 IBK기업은행의 복리맞춤채권(40명), 단기중금채(33명) 등을 갖고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가 많았다. 이외에는 국채, 한국전력, IBK기업은행, 대한항공 등의 채권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랙티브 뉴스]고위공직자가 선택한 그 주식 바로가기

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3/stocks_search/

[관련기사]


☞ 고위공직자 백지신탁, 이쯤되면 일급기밀이죠?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4271651011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이수민 기자 watermin@kyunghyang.com, 박채움 기자 cuc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