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조합원들 풀어달라"...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유서 공개
[앵커]
노동절인 지난 1일, 법원 앞에서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 모 씨가 가족과 노조, 그리고 정치권에 남긴 유서가 어제 (2일) 추가로 발견됐는데요.
이 가운데 야당 관계자들에게 남긴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노동절인 지난 1일,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숨진 건설노조 간부 양 모 씨 유서가 유가족 협의 후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임명희 / 정의당 강원도당 강릉시위원장(유서 대독) : 오늘 제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억울하고 창피합니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독재정치의 제물이 되어 지지율을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고 운을 뗀 양 씨는 "무고하게 구속된 분들을 제발 풀어달라.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달라"고 유서를 남겼습니다.
숨진 양 씨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였습니다.
지역 건설 현장 업체와 교섭하며 소속 조합원 채용과 노조 전임자 활동비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이 부분을 업무 방해와 공갈로 판단했습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몇 시간 앞두고 양 씨는 법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전신 화상으로 이튿날 결국 숨졌습니다.
유서가 공개된 후 양 씨가 분신한 법원 앞에서는 고인을 위한 추모 행사와 함께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김광영 /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교육위원장 : 윤석열 정권의 노동조합 탄압이 지금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 탄압 분쇄하고 그리고 사과를 받아내고….]
양 씨의 빈소는 고향 강원도 속초에 차려졌습니다.
언론 취재를 거절한 유가족들은 "고인의 장례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양 씨의 죽음 이후 민주노총과 건설노조는 윤 대통령 사과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해임을 촉구했습니다.
또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대정부 전면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촬영기자: 김동철
박진우
그래픽: 이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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