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개인정보 보호와 글로벌 리더십

강도림 기자 2023. 5. 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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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전 세계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들 사이의 대규모 행사가 열린 것을 계기로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행사에서는 나흘에 걸쳐 100개에 가까운 개별 세션이 열릴 정도로 개인정보 보호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중요한 영역으로 대두됐다.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별도의 강조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불과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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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서울경제]

몇 주 전 전 세계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들 사이의 대규모 행사가 열린 것을 계기로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행사에서는 나흘에 걸쳐 100개에 가까운 개별 세션이 열릴 정도로 개인정보 보호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중요한 영역으로 대두됐다. 필자 또한 행사에 적극 참여해 발표를 했고 그 외에도 스탠퍼드대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대학 네 곳에서 초청 강연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데이터 정책에 대한 외국의 뜨거운 관심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별도의 강조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해 별도의 법을 통해 규율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이름의 법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2011년이다. 불과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해외 여러 전문가와 나눈 대화는 우리나라의 현황을 객관화해 보게 해주는 유용한 기회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등 지금까지 개인정보 보호 영역의 논의를 주도해오던 나라들이 보인 적극적 관심을 통해 이제 우리나라가 이들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국제규범을 만들어갈 수 있는 선도적 위치에 놓이게 됐음을 여러 차례 느낄 수 있었다.

근래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입법이 이뤄지면서 이제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별도의 법이 없는 나라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은 일반화된 상황이다. 다른 한편으로 입법과는 별도로 법과 정책의 집행을 위한 실효성 있는 감독 체계 또한 갖추고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체계를 갖춘,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중요한 사례로 인식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경쟁하는 중요한 시장인 동시에 국내의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복잡한 생태계를 구성해 경쟁하고 있는 역동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그와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에 대한 높은 인식과 기대 수준을 포함해 국민들의 시민 의식 또한 상당하다는 특징도 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특징은 개인정보 보호 영역에도 그대로 투영돼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를 위한 풍부한 토양을 제공한다.

올 들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부각되면서 그와 관련한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에서의 논의는 외국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국내의 논의와 경험이 이미 가장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국제규범이 새로이 정립되는 과정에서도 우리나라가 실질적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그 기회를 활용해 우리의 국가적 역량을 잘 표출하고 반영할 역사적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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