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63만9900원 결제” 허위문자... 고객센터에 덥석 전화 걸지마세요
“[해외직구] 63만9,900원 결제 완료. 아닐 시 고객센터 신고. 070-0000-0000″
이런 문자를 받았다고 고객센터에 덥석 전화해서는 안 된다. 고객센터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 매우 지능화됐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검사나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한 ‘기관 사칭형’ 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접수된 보이스피싱 범죄 1751건 가운데 63%에 달하는 1108건이 기관 사칭형이었으며, 피해액은 20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월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각각 563건, 129억원이었던 점에 비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문제는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해외직구 결제가 됐다 등의 ‘미끼 문자’를 보낸 뒤, 아닐 시 신고하라며 가짜 고객센터 번호를 첨부하고, 피해자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그때부터 보이스피싱 일당이 ‘작업’을 하는 방식이었다.
처음 피해자가 안내된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면, 고객센터 사칭범은 “금융감독원과 전화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게 취소할 수 있다”며 “금감원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갈 테니 자산 보호 신청을 해라”고 한다.
이후 금감원 사칭범이 대표번호 ‘1332′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 확인이 필요하니 은행 계좌, 보험회사 등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한다. 피해자가 속아 이에 응하면 금감원 사칭범은 “숨은 계좌가 있다. 이는 수사 중인 계좌”라고 한다. 그러면서 거짓으로 담당 검사 이름과 사건번호, 전화번호 등을 알려준다.
피해자가 금감원 사칭범이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면, 그때부터는 검사 사칭범이 보이스피싱을 이어간다. 검사 사칭범은 “재산 보호 신청 계좌는 은행원이 마약 관련 사용한 정황이 있어 감시 중” “해외송금 담당 부서에서 연락했을 텐데 왜 연락 안 받냐” “공범이냐” “금감원 직원과 함께 출석하라” 등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겁을 준다. 그러면서 “약식수사 진행 조건으로 계좌확인서 발급 절차를 알려줄 테니 따르라”고 한다. 검사 사칭범 안내에 따라 피해자가 정보를 제공하면, 돈을 편취하는 방식이다.
미끼 문자는 ‘해외직구’ 말고도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전송됐다. “[OO은행] △△△님 계좌가 신규 발급(또는 지급정지)되었습니다” “모바일 청첩장이 도착했습니다” “고객님 배송주소 오류로 물품이 반송되었습니다. 문의를 통해 주소를 수정해 주세요” 등이다. 이런 문자에는 피해자를 보이스피싱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화번호나 URL 등이 기재되어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경찰공무원, 교수, 교사, 변호사, 의사, 연구원 등 거의 모든 직업군과 2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피해가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인들은 실제 검사 이름을 도용하고, 공문이나 구속영장도 진짜처럼 정교하게 만든다”며 “듣자마자 심리가 위축되게 할 정도로 아주 고압적인 목소리로 구속을 운운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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