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강간 직접 경험해봐” 사립대 연극과 교수 성희롱·갑질 의혹

지난달 12일 충남의 한 사립대학에 이 대학 연극예술학과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가 붙어 있다. 충남=연합뉴스

 
충남의 한 사립대학교 연극예술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희롱, 갑질 등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아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 이 교수는 즉흥연기를 하라며 성적 행위를 연상케 하는 자세를 지시하거나 ‘이성 동기의 도움을 받아 폭행, 강간 등을 경험해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대학은 인사위원회를 열고 연극예술학과 B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A대학 인권센터는 학생들로부터 19건의 신고를 받고 2건과 인권침해 5건, 갑질 3건의 위반행위를 인정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2학기 B교수의 연극 제작 수업을 수강하며 성희롱, 갑질 행위 등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B교수는 수업 중 즉흥연기를 지시한다며 여학생들에게 이성의 손을 잡고 다리를 벌리는 자세를 취하게 하거나, 극 중 장면으로 직접 연출되지 않는 강간 행위에 대해 “학과 내 이성 동기의 도움을 얻어 출산, 모유 수유, 폭행, 강간 등을 경험해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편입생의 연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편입생 연기 지도를 거부하고, 피해 학생을 모욕하는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센터는 “규정에 따라 성희롱∙성폭력 또는 인권침해 등이 일어났다고 인정되는 바, 당사자 및 관계부서의 장에게 적절한 구제조치 및 제도∙정책∙관행의 시정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인권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A대학 측은 B교수를 해당 교과목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B교수는 다른 학년 수업은 그대로 진행했다. 이에 피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B교수를 마주칠 때마다 두려움과 불편함을 느낀다고 호소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에 적절하고 빠른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한 피해 학생은 “졸업한 선배들도 재학 시절 B교수에 대한 탄원서를 작성한 적이 있을 정도로 2017년도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B교수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면서 “처음으로 B교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만큼, 학교에서도 합당한 징계를 내려 이번 일을 계기로 학내 분위기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현재 B교수는 직위가 해제된 상태로 관련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대학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학교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곧 열리는 징계위원회에서 B교수에 대한 합당한 징계를 내리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교내 모든 학부 학생을 통해 다른 피해 상황이나 불이익 경험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