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전향? 안 합니다" 김대호 아나운서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법[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부분 사람들이 일상에 치여 하루하루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있기 떄문. 그렇기에 최근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김대호(39) MBC 아나운서가 공개한 삶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방송을 통해 독특한 취향, 라이프 스타일을 공개하며 '직장인의 롤모델'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나 혼자 산다' 출연 이전부터 유튜브 스타였다. MBC 아나운서들이 운영하는 '뉴스안하니'에서 집과 다마스 차량을 공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집 공개 영상은 3일 기준 370만 뷰를 돌파했다.
'나 혼자 산다'의 출연 역시 '뉴스안하니'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성사됐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뉴스안하니' 출연 영상 조회수가 빠르게 오른 뒤, '나 혼자 산다' 제작진 측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제 얘기를 들어보시고 나온 거 재밌을 만한 게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 출연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인왕산 근처 단독주택에 거주 중인 김대호 아나운서의 삶은 평범치 않다. 집 벽장 한켠에는 만화책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부지런히 비바리움과 텃밭을 가꾸고, 파충류와 반려묘를 키우고 있다. 주말에는 홀로 10km 가까이 걸어가 사온 족발을 먹으며 혼술을 즐긴다. 종종 VR로 나 홀로 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다양한 취미를 찾으며 사는 것 같다'는 말에 김대호 아나운서는 "일부러 재밌게 살기 위해 노력한 건 아니고 그때그때 할 걸 찾으며 산다"고 말했다.
"보통 제 나이대 혼자 사는 직장인이 그래요. 이 정도 딱히 주변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이상, 먹고살 만한 거죠. 고기 먹고 싶을 때 고기 사다 먹고, 회 먹고 싶을 대 회 사다 먹고. 여행 가고 싶을 때 여행 가고. 마흔 정도면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취미 부자' 이런 게 아니라, 그때그때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거죠."
특히 아나운서라는 차분하고 진중한 이미지와 다른 털털한 모습은 많은 대중에게 '반전 매력'으로 다가갔다. '언제부터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했냐'는 물음에 그는 "전 원래부터 이랬다"면서 "이걸 회사 동료나 대중에게 보여줄 이유가 없었을 뿐"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MBC 입사 과정부터 결코 평범치 않았다. 그는 2011년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신입사원'을 통해 최종 3인에 선발되며 MBC에 입사했다. 애당초 아나운서를 꿈꾸지 않았다는 그는 자신을 "가장 아나운서스럽지 않았던 참가자"라고 떠올렸다.
"원래 아나운서 꿈꾸던 사람이 아니었기 떄문에 저는 아나운서에게 필요한 상식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런 소양이 없었어요. 카메라 앞에 있는 걸 좋아하지도 않았고요. 프로그램이 제 이미지를 만들어주셨죠. 오디션 서바이벌이다 보니 프로그램 덕을 많이 봤네요."
진로에 대한 고민은 입사 후 더 커져갔다. 그는 입사 3~4년차 쯤 '아나운서는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혼란을 느끼고 사직서를 냈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로 3개월 간 휴직을 하게 된 그는 홀로 남미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고. "다른 사람과 여행을 가면 타인을 신경 써야 해요. 그런데 혼자 여행을 하면 '오늘 내가 뭘 먹고 싶지?', '오늘은 내가 어딜 가고 싶지?'라고 물으며 제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게 돼요."
MBC의 예능 아이돌이 된 그는 회사의 MBC 유튜브 채널 '14F 일사에프'의 예능 콘텐츠 주인공으로 출연 중이다. 40대 남자의 취미 찾기라는 콘셉트의 ‘4춘기'다. 이 코너에서 김대호 아나운서는 템플스테이를 떠나기도 하고, 칵테일 바를 찾아가기도 하고, 캠핑을 떠나기도 한다. 별도의 출연료도 받지 않지만, 이 촬영을 위해 주말 하루를 꼬박 쓴다.
회사 일을 내빼지 않고, 도전을 즐기는 성격의 김대호 아나운서는 이러한 사내 예능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는 편이라고. 그는 "좀 더 자유롭게 재밌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또 다른 인생을 살아보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면고 했다.
예능에서 주목받은 만큼 프리랜서 전향 의사를 묻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김대호 아나운서는 "당장은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 '나 혼자 산다' 출연 이후 이 같은 질문을 많이 듣고 있다는 그는 "지금 이런 주목은 아나운서라는 이미지 때문에 생기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기 객관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나운서인 상태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재밌다고 하시는 거지, 자연인인 상태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다른 반응일 걸요.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이 있기 때문에, 그 수혜를 받았다고 생각해요. 나라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먹힌다니. 이게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하하".
특히 그는 "직장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언젠가 회사를 그만둘 수는 있지만, 당장의 예능의 달콤한 인기에 취해 프리랜서로 전향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MBC를 자신에게 다양한 기회를 준 고마운 회사라고 말한다. 그는 "MBC가 제 인생을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줬다"라면서도 "하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다. 이 고마운 조직 내에서 내 인생을 좀더 어떻게 재밌게 살아갈까 고민한다"며 직장인다운 답변을 내놨다.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는 그는 책도 집필 중이다. '뉴스안하니'로 화제를 모았을 때부터 여러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그는 "내 인생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에세이에 가까운 내용이 될 것 같다"면서 "현재 바빠서 하루에 글을 많이 쓰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는 책을 내려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인생에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결혼에 대해 물었다. "비혼주의자는 아니다"라는 그는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서 "50살이 되기 전에는 하고 싶다"고 바랐다.
"인생에 이렇게 급변하는 시기가 자주 찾아오지 않아요. 저는 요즘이 그런 시기 같아요. 많은 변화가 있지만, 이 변화 속에 일어나는 일들이 앞으로 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모든 적극적으로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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