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주택도 '관리비' 항목 공개 검토…원희룡 "작을수록 보호해야"
전세사기 지원 확대엔 "여론몰이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해"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국토교통부가 5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에도 관리비 세부내역을 표준화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중개 플랫폼이나 포털 등에 광고를 등록하는 단계에서 실제 관리비 구성 내역들을 기재하도록 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과도하게 높게 설정된 관리비에 대해선 국세청과 협력해 일종의 '간이 세무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해 소규모 주택 관리비 부과 실태를 점검한 뒤 현장과 청년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대역 인근부터 서강대 앞을 도보로 이동하며 월세를 구하는 과정도 체험한 원 장관은 "(주택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1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에만 관리비 공개 의무 대상이며, 이 기준은 50가구 이상부터로 확대될 예정이다.
계약 갱신 당시 관리비 인상을 요구받았다는 한 청년은 관리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이은영 씨는 "이번에 계약하면서 10만원의 관리비 인상을 요구받았다"며 "조정을 해서 5만원으로 낮추긴 했지만, 왜 올려야 하는지 합당한 금액인지 선택할 수 있게 정보제공이 투명화됐으면 한다"고 했다.
임대인들이 청소비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검증이 불가능 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월세 신고제를 회피하기 위해 월세를 30만원 이하로 낮추고 차액을 관리비로 전가하는 꼼수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원 장관은 "지출은 증빙 영수증이 있어야 인정을 해주면 된다. 그런데 너무 소규모다 보니 일일이 해야 하느냐에 대해 고민이 있다"며 "다만 작으니까 더 보호할 필요가 있다. 비싸고 시설이 큰 아파트는 강력한 보호를 하면서 오히려 작다고 보호를 안 해버리면 거꾸로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진 청년들과 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 중개플랫폼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5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에도 관리비 구성 항목을 표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개 플랫폼에 광고 시 구체화한 관리비 구성 내역 등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공인중개사에게는 계약 시 관리비 내역의 안내를 확인 설명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특히 인근 평균보다 과다하게 관리비를 청구하면 국세청과 탈세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간담회에선 중개 플랫폼에 매물 광고 등록 시 관리비 입력 항목을 구체화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연성훈 네이버부동산 리더는 "그냥 관리비 항목 하나만 얼마인지 기재하게 돼 있다"며 "세부적으로 이런 항목을 입력해야 한다라는 국토부 차원의 지침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한국 사회와 정부 그리고 기업, 공인중개사협회 등이 노력해 청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답했다.
다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숙고를 거쳐 현실화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작업에 손이 많이 가더라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50가구 미만의 소규모 주택의 관리비도 공개의무를 검토하느냐는 질의에 "규모에 비해서 정밀한 회계 시스템을 도입하다 보면 비용이나 현실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며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특별법의 지원 대상 확대와 관련 "사기의 의도나 정황이 어느 수준으로 있는게 아닌데 집값이 내려가거나 임대인의 경제적 형편 때문에 전세금을 못돌려주는 또는 반환금액이 부족한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탄이나 구리를 보면 누가봐도 미반환인 경우도 있고 사기라는 명백한 요소가 없다. 다만 중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어떤 것이 합리적인 결론이 될 것인가를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다"며 "집단적으로 여론몰이를 한다고 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증금 반환을 위해 대출을 완화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역전세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에 금융 경색으로 금융 위기까지 올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구제를 어떻게 어느 타이밍에 해야될 지 고민하고 있다"며 "선량한 임대인를 대상으로 하는 임시적인 지원 조치에 대해선 고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노조원 분신과 관련해 원 장관은 "인간의 죽음이라는 것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한 건설노조원이 지난 1일 오전 9시30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본인의 몸에 화학성 물질을 끼얹고 분신을 시도해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일 오후 1시9분쯤 숨졌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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