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한도 높여야 美은행위기 끝나···신용시장, 다음 뇌관 될 것" [밀컨 콘퍼런스]
예금보험 이슈 당장 해결 못하면
지역은행만의 문제로 안끝날수도
추가 금리인상땐 경제둔화 불보듯
투기등급채권 디폴트율 5% 전망도
부채한도 협상 타결 관측 높지만
'유리잔 깨질 가능성'도 대비해야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에도 위기가 다른 지역은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감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2일(현지 시간) 1% 넘게 하락한 가운데 예금보험 한도를 높여야 위기가 더 이상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다음 달 1일로 제시한 연방정부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적 타결을 예상하는 쪽과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3’에 참석해 “경제 전망에 조심스러운 이유가 세 가지인데 첫 번째가 부채한도이며 두 번째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한 번의 추가 금리 인상이다.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5.00~5.25%가 되면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세 번째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3개의 은행이 문을 닫게 됐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전 장관은 “예금보험료를 인상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 한도를 올리고 외부 투자자들이 은행 증자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예금보험 이슈를 해결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지역은행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무조건적인 전액 예금 보장은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
실제 지역은행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대다수의 은행들이 강하지만 앞으로 많은 변동성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대도시의 오피스 빌딩이 약한 부분이며 지금은 리모델링을 했느냐, 안 했느냐로 오피스의 가치가 갈린다”고 전했다. 캐니언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 조슈아 프리드먼은 “경기 침체의 초기 단계에는 최악의 부분이 먼저 드러난다”며 “일부 상업용부동산에서 대학살(carnage)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리에 관해서는 채권과 대출 등을 망라하는 신용시장(credit market)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용전망’ 세션에 참석한 안네 월시 구겐하임 파트너스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동성 공급 감소는 흔하지 않지만 고통스럽다”며 “투기등급 채권 채무불이행률이 5%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는 꽤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침체로 가고 있기 때문에 크레디트 리스크를 잘 봐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빅터 코슬라 스트래티직 밸류 파트너스의 창업자도 “지금의 경기 사이클은 닷컴버블 때를 닮았다”고 분석했고 아나스타샤 티타르척 뉴욕주 퇴직연금 CIO는 “나는 불확실성 때문에 주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큰 부채한도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므누신 전 장관은 “부채한도 협상은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다. 나는 미국이 디폴트를 내거나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그날(한도 도달)이 9월 1일이라면 사람들은 8월이 될 때까지도 협상을 하지 않는다”고 빗대 말했다. 이는 백악관과 민주당이 이제 공화당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자문사 라자드의 피터 오재그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리 CEO는 상황을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지난 20~30년 동안 (정치권의) 양극화가 너무나 심해졌고 현재 국채시장의 유동성이 너무 작다”며 “부채 협상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유리잔이 깨질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별도로 이날 있었던 ‘무역의 미래’ 세션에서는 ‘중국의 고립’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국제 자문사 글로벌카운슬의 피터 맨덜슨 회장은 “미국은 중국의 힘(power)을 막고 유럽은 중국의 행동(behavior)을 막을 것”이라며 “미국은 5세대 이동통신(5G)과 반도체의 중국 공급을 차단해 기술 및 디지털 시장을 고립시키려고 할 것이다. 중국을 받아줄 수 있는 시장은 없고 우리 속에 갇힌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글·사진(로스앤젤레스)=김영필 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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