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셔플댄스 추고, 행인처럼 걸어보고···어느 순간 내가 '작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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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가 인간의 예술을 대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최근 현대미술가들은 이같은 세상의 분석과 전망을 조롱이라도 하듯 디지털을 활용한 수많은 기발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내놓는다.
그는 "사람들이 그림을 보지 않는 것은 작가에게 큰 도전인데 오히려 이를 이용해 작품의 일부가 되고 더욱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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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체험·라이브 퍼포먼스 눈길
'걷는 사람들'도 LED 작품 진화
단순히 보는 것 아닌 '경험' 강조
7월 2일까지 국제갤러리서 선봬
인공지능(AI)가 인간의 예술을 대체할 수 있을까. ‘미드저니'와 같은 AI 드로잉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은 예술 영역도 AI의 침범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현대미술가들은 이같은 세상의 분석과 전망을 조롱이라도 하듯 디지털을 활용한 수많은 기발하고 창의적인 작품을 내놓는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기술은 ‘붓’, ‘물감’처럼 창작을 위한 도구일 뿐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거대한 존재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걷는 사람들’의 작가 줄리안 오피도 그 중 하나다.
줄리안 오피가 5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았다. 그의 이번 작품은 단지 벽에 붙어있는 회화가 아니다. ‘걷는 사람들’은 ‘춤추는 사람들’로 진화 했고, 관람객은 그의 작품을 ‘가상현실(VR)’ 고글을 쓰고 경험한다. 또 부산 해운대로 꾸며진 벽 앞에 설치된 러닝머신을 걸으며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기술은 작가를 도울 뿐 그의 작품을 진두 지휘하지 못한다.
2018년 F1963에서 열린 첫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열린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모자이크, 영상, VR, 라이브 퍼포먼스 등을 총망라한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의 구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셔플 댄스를 추고 있는 이미지가 움직이는 LED 미디어 작품을 소개하며 “영상도 나에게 회화, 조각과 같다”며 “이 전시관에서 항상 재생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그가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은 ‘공간’이다. 작가는 “국제갤러리에서 전시를 제안했을 때 공간과 공간의 구조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며 “국제갤러리에는 세 개의 출입문이 있는데 들어오는 곳마다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반영해 어느 곳에서 들어오더라도 작품이 보일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갤러리 역시 이같은 작가의 생각을 반영해 국제갤러리 부산점 개관 이후 처음으로 본 전시관 외 F1963(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위치한 건물)의 공간인 석천홀로 전시 공간을 확장했다. 관람객은 이로써 그의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전시관을 공원처럼 산책하며, 그의 작품을 경험한다. 줄리안 오피는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위치한 F1963의 다이내믹한 내부 공간은 새롭게 탐구하는 작업 영역들을 광범위하게 보일 수 있는 전시구성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진수는 VR체험과 라이브 퍼포먼스. 석천홀 앞뒤 공간에 설치된 총 4개의 VR 부스는 그냥 바라봤을 때는 의미없는 칸막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람객이 VR 고글을 끼고 부스 내부를 걸으면 공간은 순식간에 수없이 많은 세계에 진입한다. 단순히 가상 공간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관람객이 걸을 때마다 8분 여간 계속해서 그가 제작한 조각, 영상, 페인팅 등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왜 이런 작품을 제작했을까. 작가는 “사람들은 최근 그림을 보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들고 그림을 보는 ‘나'를 보는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한다”며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림을 보지 않는 것은 작가에게 큰 도전인데 오히려 이를 이용해 작품의 일부가 되고 더욱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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