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키움證 CFD 검사 타 증권사로 확대 '초긴장'

김명환 기자(teroo@mk.co.kr)김혁준(kim.hyeokjun@mk.co.kr) 2023. 5. 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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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여명 "주가조작 피해"
라덕연 대표 등 검찰 고소
檢총장 "가담세력 엄정 처벌"
지난주 주가 폭락 책임 놓고
김익래 회장·라 대표 소송전

지난달 벌어진 'SG증권발 하한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장외파생상품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3일 키움증권에 대해 전격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으로부터 SG증권발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받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하며 나머지 주요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CFD와 관련한 개인 전문 투자자 여건과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와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등을 검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연루 여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CFD와 관련된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 방침을 보고했다.

당국에 따르면 CFD는 지난 2월 말 기준 13개사가 영업 중이다. 잔액 기준으로 교보증권이 613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키움증권 5181억원, 메리츠증권 3409억원, 하나증권 3394억원 순이었다.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피해자들도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주가조작 피해자 140여 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의 한상준 변호사는 오는 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 변호사는 이번 사태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 규모는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중 의사와 부동산 투자자 등 10여 명이 투자한 금액만 100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무법인 이강도 지난 1일 피해자 10여 명을 대리해 주가조작 일당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 이들은 주가조작 세력을 특경법상 사기·조세,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라 대표는 주가 동반 급락 사태를 촉발한 인물로 김익래 회장을 지목하며 진정서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 회장은 2일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 회장 측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며 라 대표가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총장은 "자본시장 질서를 왜곡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대규모 피해를 입힌 불공정거래 범죄에 대해 금융위, 금감원 등 금융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라"며 "주가조작 가담 세력과 부당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해 엄정하게 처벌함으로써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위·금감원과 함께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라 대표를 비롯한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 6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일단 금융당국은 이번 주가 급락과 공매도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8개 종목 중 코스피 5개 종목은 2020년 3월부터 공매도 전면금지 종목이었기 때문이다.

[김명환 기자 / 김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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