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3高에 계속 짓눌릴 것 … 주식 6:채권 4 공식 잊어라"
고위험·고금리·고물가…
연말까지 은행불안도 상존
美하반기 침체가능성 높아
日·유럽 주식투자 매력적
주식팔아 대체투자 늘리고
성장주보다는 우량주 투자를
'미국판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으로 불리는 밀컨 콘퍼런스 이튿날인 지난 2일(현지시간) 월가 투자업계 큰손들은 고금리·고물가·고위험 상황이 뉴욕 증시를 계속 짓누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전통적인 투자 공식이던 '주식 60 대 채권 40' 포트폴리오 전략을 전면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 비중은 대폭 줄이고 대체 투자 비중을 높임으로써 수익률을 끌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날 오후에 열린 '자산 관리 :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세우기' 세션에 참석한 데이비드 블레이크 프린시펄애셋 글로벌 퍼블릭마켓 담당 수석은 "올해 최대 시장 리스크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이며 장기 리스크는 탈세계화"라고 지적했다. 아이다 류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글로벌 책임자는 "내가 생각하는 블랙스완 이벤트(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바로 중국과 대만 충돌 이슈"라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류 책임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같은 미래 산업은 첨단 반도체를 기반으로 성장하는데 반도체 생산이 대만에 너무 치우쳐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을 의식하면서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지만 반도체 자립 노력은 몇 년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리스크가 상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통적인 위험 자산 배분 원칙이던 '60대40 전략'을 폐기해야 한다는 현실적 조언도 이어졌다. 류 책임자는 "주식 대 채권 비중을 60대40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닌 주식 비중을 줄여서 '주식 40 대 채권 40 대 대체투자 20'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은 현금대로 확보하는 채권은 우량 채권 위주로 투자하고 이밖에 프라이빗에퀴티(PE)나 헤지펀드를 활용한 대체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는 미국 주식보다 유럽·일본 주식이 매력적이며, 미국 주식의 경우 성장주에 주목하되 우량주 위주로 매수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자산관리 세션에 참석한 블레이크 수석은 "단기적으로 미국은 하반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데 유럽과 일본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미국 개요 : 불확실성을 통한 발전' 세션에서는 연준을 향한 날카로운 지적이 나왔다.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스트래티직캐피털 설립자)은 "일각에서 연준이 진즉에 금리를 올렸어야 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나도 같은 생각"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므누신 전 장관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미국 주식을 추천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우리 경제 강세론자"라면서 "만약에 누가 10년을 내다보고 어디에 투자할지를 물어보면 미국에 100%를 투자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디지털 산업 발전에 힘입어 경제 이행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다. 다만 단기 리스크와 관련해 므누신 전 장관은 "고금리 상황에서 떠오른 지역 은행들의 유동성 부족 사태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대응과 사후 비용 처리 문제까지 얽혀 있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 은행 업계가 불확실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도 미국 지역은행 주가는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팩웨스트뱅코프는 27.8%, 웨스트얼라이언스뱅코프와 코메리카은행은 각각 15%와 12% 급락했다.
[뉴욕 김인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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