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압박에 … 野윤관석·이성만 결국 백기

전경운 기자(jeo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위지혜(wee.jihae@mk.co.kr) 2023. 5.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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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탈당 결정
지도부 면담 이후 입장 선회
"할 말은 많지만 선당후사
진실 밝히는데 최선 다할 것"
이재명 "미안하고 결단 감사"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만·윤관석 의원(왼쪽부터)이 3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탈당하기로 결정했다. 당 지도부 등 당내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거취 정리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면담하고 탈당 의사를 전달했다.

윤 의원은 "그동안 여러 가지로 당에 누를 끼치고 국민께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해 이 문제를 밝혀 나가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더 많은 문제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지역구민, 당에 이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면서도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는 검찰의 정치 공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당후사 정신을 가지고 윤 의원과 함께 탈당을 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녹취가 공개되면서 당 안팎에서 이들이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자진 탈당하자 이들도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지도부를 포함해 여러 경로를 통해 윤 의원과 이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해왔다. 이들은 탈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지만 당내에서 출당, 제명까지 거론되자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탈당 발표가 있기 전 CBS 라디오에서 "지금이라도 언론에 회자된 당사자들에 한해 저는 일단 자진 출당을 권유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권유해서 듣지 않으면 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두 의원의 탈당 결정에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아쉽고 안타깝고 끝까지 같이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씀과 결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탈당이 이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탈당했는데 체포동의안까지 가결시키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의원들 사이에서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박광온 원내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새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초 돈봉투 의혹 등과 관련한 '쇄신 의총'을 준비하는 자리로 마련됐지만,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이 의총 전에 탈당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신상 발언을 듣는 자리가 됐다.

윤 의원은 신상 발언을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검찰의 혐의 사실과 녹취록 정황에 대한 일방적 보도만 있었을 뿐, 아직 소환 조사도 받지 않은 상태"라며 "여러 사안에 대해 반박과 할 말이 너무도 많지만, 앞으로 있을 검찰 조사와 사법적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흘린 녹취록과 언론의 일방적 보도 앞에서 제 입장을 강하게 항변하고 결백함을 드러내고 싶은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사실 어떤 길이 제 명예를 지키고 무엇보다 당을 지키는 일인지 가슴 깊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향후 쇄신 의총을 잇달아 열어 혁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경운 기자 /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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