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폭발은 우크라 대반격 신호? 러, 전승절 퍼레이드 줄취소

김희정 기자 2023. 5. 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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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하자 러시아 국경에서 643㎞ 떨어진 지역에서까지 전승절(Victory Day) 군사 퍼레이드를 취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나치 독일의 후계자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면서 전승절에 보다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설에서 푸틴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도살자, 살인자, 나치가 세상에 설 자리가 없도록"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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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서 643㎞ 거리 사라토푸 등 최소 6곳 취소…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드론 공격 우려도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가운데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도시 상공에 폭발의 흔적이 보인다. /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하자 러시아 국경에서 643㎞ 떨어진 지역에서까지 전승절(Victory Day) 군사 퍼레이드를 취소했다. 나치 독일에 대한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20년간 러시아의 정체성을 상징해왔다.
"안전 우려로"…러 전승설 하이라이트 퍼레이드 곳곳 취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사라토프주를 포함해 최소 6개 지역이 오는 9일 전승절 퍼레이드를 '안전 우려'를 이유로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국경에서 643㎞나 떨어져 있는 사라토프주는 '안전 문제'로 인해 퍼레이드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벨고로드, 쿠르스크, 보로네시, 오룔, 프스코프 지역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크림반도)의 수장들이 연례 군사 퍼레이드를 취소했다. 벨고로드 중심부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는 지난달 "많은 장비와 군인이 동원돼 적을 자극하지 않도록 퍼레이드를 열지 않겠다"고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드보르소바야 광장에서 러시아 경찰학교 여성 생도들이 오는 5월 9일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8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5월 9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소비에트 연방에 항복한 날로 러시아 최대의 기념일이다. 2023.04.26.

전승절은 러시아인들이 '위대한 애국 전쟁'이라고 부르는 1945년 종전일을 기념하는 날로 푸틴이 집권한 지난 20년 동안 러시아의 정체성에 대한 상징이자 군사력을 과시하는 장(場)이었다. 해마다 러시아 전역에서 군사 퍼레이드가 세심하게 조율돼 진행돼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나치 독일의 후계자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면서 전승절에 보다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설에서 푸틴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도살자, 살인자, 나치가 세상에 설 자리가 없도록"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푸틴은 "1945년처럼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격 수위 높이는 우크라이나, 러 본토 드론 공격 가능성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는 대공세를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 있는 러시아 연료 저장시설에 불이 났고 러시아는 이례적으로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1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브라이언스크 지역에선 화물 열차가 폭발로 탈선했고, 3일 새벽엔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주요 다리 근처에서 연료 저장소에 불이 났다.
(블라디보스토크 AFP=뉴스1) 김민수 기자 = 지난해 5월 9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민들이 '불멸의 연대 행진'에 참여하면서 2차세계대전에서 희생된 군인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2022.05.09/뉴스1 (C) AFP=뉴스1

지난주 러시아의 한 고위의원은 "군대가 우리나라 전체 경계를 지킬 수 없다"며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러시아의 국경을 방어하는 데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승절 당일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협이 있느냐는 질문에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공격과 테러 행위의 배후에 있는 키이우(우크라이나) 정권이 그 노선을 계속할 계획이란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의 대도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 드론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징후도 포착된다. 러시아 매체 바자는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국방부가 보안을 이유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의 공중 부분 취소를 고려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지난주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하기 위해 전례 없이 2주간 붉은광장을 일반인에게 폐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한 적이 있다. 한 번은 모스크바에서 불과 241㎞ 떨어진 랴잔 근처의 공군 기지를 공격하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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