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권재찬 "사형 만족, 살 의욕없다"…검찰, 2심도 사형 구형

신상공개 결정으로 공개된 권재찬(54)의 모습. /사진=인천경찰청 제공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 유기를 도운 남성 공범까지 살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권재찬(54)에게 검찰이 재차 사형을 구형했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심리로 진행된 권재찬의 강도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재찬은 최후변론에서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을 느끼고 죄스럽게 숨을 쉬고 있는 것조차 힘들다"며 "나중에 죽어서라도 용서를 빌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형에 만족하고 형량을 줄이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몸도 아프고 살 의욕도 없다"고 덧붙였다.

권재찬 측 변호인은 "무고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형량을 감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 살인이라는 사실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것"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권재찬이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죄책감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했다.

권재찬은 2021년 12월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에서 50대 여성을 살해하고 유기한 뒤 현금 수백만원을 인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날에는 인천 중구 인근 야산에서 공범도 함께 살해했다.

앞서 권재찬은 2003년 인천 미추홀구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던 업주를 살해하고 돈을 훔쳐 일본으로 밀항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5년 전 출소한 뒤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교화의 가능성이 있다거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권재찬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검찰도 권재찬의 살인 중 1건을 강도살인죄를 적용하지 않고 일반 살인죄만 적용한 것에 대해 항소했다.

권재찬에 대한 2심 선고는 다음달 16일 나온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