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이 79% 장악한 원전 수출시장…한미 동맹으로 돌파해야"

박은희 2023. 5. 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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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의 원자력발전소 수출이 주춤하는 동안 세계 원전 시장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수출 시장이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진영 간 패권 경쟁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과 선진 원전 수출, 원전 연료 공급망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면 세계 원전 시장 리더십 회복을 위한 미국과 동맹국 간 협력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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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의 원자력발전소 수출이 주춤하는 동안 세계 원전 시장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수출 시장이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진영 간 패권 경쟁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과 선진 원전 수출, 원전 연료 공급망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인 박상길 박사에게 의뢰해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를 3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3개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가운데 러시아가 건설하는 비중이 23기로 전체의 약 68%를 차지했다. 중국과 한국이 각 4기를, 프랑스가 3기를 건설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원전 수출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시기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국, 일본, 독일 등 자유진영의 주요 원전 강국들이 탈원전 정책 등으로 원전 수출 역량이 크게 훼손된 시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민간기업과 시장에만 맡겨놓았던 원전 산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원전 산업 경쟁력을 복원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세계 원전 시장 잠식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도 올해 일련의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원전 연료를 포함한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통해 동맹국과의 원전 수출 협력 등을 주문하고 있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면 세계 원전 시장 리더십 회복을 위한 미국과 동맹국 간 협력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원전 산업 경쟁력 복원의 핵심은 기존 대형원전이 아닌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선진 원전의 개발 및 수출에 있다. 지난해부터 신규 원전국에 SMR 도입을 위한 초기 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퍼스트'(FIRST)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다. 한국도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퍼스트 프로그램 지원을 공식화한 바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원전 시공 및 운영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주도의 퍼스트 프로그램과 보완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은 SMR의 연료로 쓰이는 고순도·저농축 우라늄(HALEU)의 안정적 확보를 국가 안보 확보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HALEU 공급은 러시아 테넥스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이 HALEU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투자 또는 설계·조달·시공(EPC) 형태로 참여한다면 HALEU 수급문제 해결에 동맹국으로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며 "우리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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