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공원 대신 ‘키카’”···어린이날 비소식에 시민들 ‘울상’😥

윤기은·강은·이유진 기자 2023. 5. 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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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내려진 4월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의 우산이 비바람으로 인해 휘어지고 있다. 권도현 기자

어린이날인 오는 5일 많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바깥나들이를 계획했던 시민들은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각 지방자치단체별 야외 행사도 줄지어 연기됐다.

7살 아들과 5살 딸을 둔 박현경씨(34)는 3일 통화에서 “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동물원을 못 가 이번 기회에 에버랜드 사파리를 가려 했지만, 당일 차도 막히고, 동물도 제대로 못 볼 것 같아서 애들 아빠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상의 중”이라며 “어른들 입장에서는 실내로 가는 게 편하지만, 놀이공원 가서 동물 본다고 잔뜩 들떠있는 아이들에게는 아직 비가 온다는 말을 못 했다”고 했다.

9살 딸과 6살 아들을 둔 조모씨(43)도 “어린이날 애초 아이 아빠 친구와 인천대공원에 가기로 했는데, 비 온다는 소식에 일정을 미루고 그냥 키즈카페에 가기로 했다”며 “‘선물도 주고 기차도 나오는 키즈카페도 좋다’며 아이들을 달래봤지만 아이들이 계속 울상을 지으며 ‘아쉽다’고 한다”고 했다.

정모씨도 “6일 3살 아이와 마포구 노을공원에 갈 예정이었으나 무산되게 생겼다. 아이가 맹꽁이버스 타고 싶다고 난리를 쳐서 가려고 했는데 못 가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폭우처럼 쏟아진다고ㅠㅠ 비 오는 어린이날ㅠㅠ” “어린이날에 비 오면 울거임. 제발 비 오지 마. 대전만 화창하게 해주세요” “하 어린이날에 오랜만에 가족들 보러 가는데 비 온다니” 등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어린이날 행사도 줄줄이 미뤄지거나 실내로 장소가 바뀌었다. 서울 영등포구는 안전사고 예방과 원활한 축제 진행을 위해 4년 만에 야외에서 개최되는 야외 어린이날 행사를 7일로 연기했다. 강원 원주시는 원주종합운동장 인근 야외에서 ‘어린이날 큰잔치’를 열 예정이었지만, 장소를 원주종합체육관 내부로 바꾸고 군악대 행진은 취소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날 “당일 우천 시 어린이박물관 브라운 반가사유상 운영이 취소될 수 있다”는 공지를 띄웠다.

앞서 기상청은 3일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6일 오전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4일부터 6일까지 총 50~150㎜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의 강수량이 많은 곳은 1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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