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 그리고 찾아온 사채업자들...채무 상속 막을 수 있을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5월 3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준헌 변호사

- 사망한 상속인에게 빚이 있는 경우에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고려해 볼 수 있어

- '한정승인', '상속포기' 모두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 단,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다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여 이 부분을 주의해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우리 아들은 어린시절부터 부모 속 한번 끓여본 적 없을 정도로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 때 취직이 잘 안돼서 힘들어하긴 했지만,그래도 결국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아들이 교통사고로 하루아침 만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당장이라도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올 것만 같은데,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을 수 없더라고요. 하루하루, 아들을 잃은 슬픔에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더니 채무 상환을 요구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들에게 거액의 빚이 있었습니다. 사채까지 끌어 써서 도대체 얼마의 채무가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남편의 퇴직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고, 딸들은 모두 결혼해서 각자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아들의 빚을 갚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아들을 잃은 슬픔도 가시기도 전에 이런 사실을 알게 돼서 우리 가족 모두 망연자실한 상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들의 빚을 갚지 않아도 될 방법, 어디 없을까요?" 사연자분의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네요.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들에게 거액의 빚이 있다는 걸 알게 되신 상황이세요. 이 채무가 상속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 이준헌 변호사(이하 이준헌): 먼저 상속과 관련된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속'은 사람이 사망함으로써 개시되는데 상속이란 일신전속적인 권리를 제외한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 의무가 승계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 즉 사망한 사람을 '피상속인'이라고 하고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을 '상속인'이라고 합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사망한 사람이 피상속인,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이 상속인. 아까 포괄적인 권리의무 승계가 된다고 해주셨는데, 그 말도 좀 설명을 해주세요.

◆ 이준헌: 이 말은 피상속인의 재산뿐만 아니라 빚까지 상속이 된다는 말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피상속인에게 빚이 많은 경우에는 상속인들이 가족의 사망이라는 슬픔 속에서 채무의 상속까지 걱정해야 되는 상황을 맞닥뜨려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고려해 볼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어떻게 다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이준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상속포기는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모두 포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재산과 채무를 모두 포기하는 것입니다.

◇ 조인섭: 아무것도 안 받겠다고 하는 거죠.

◆ 이준헌: 반면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어쨌거나 둘 다 빚은 물려받지 않게 되는 것 같은데요. 차이가 뭘까요?

◆ 이준헌: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의 가장 큰 차이는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는지 여부입니다. 상속포기의 경우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기 때문에 후순위 상속인의 채무를 면하려면 후순위 상속인도 상속포기를 해야 합니다. 반면 한정승인의 경우 상속인이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고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지 않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언뜻 생각하면 상속포기보다는 한정승인이 더 나을 것 같긴 한데, 한정승인은 재산도 정리하고 또 채무도 정리해야 되는 점이 있어서 조금 더 복잡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네요. 어쨌거나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진행한다고 하셨을 때 그 절차를 좀 알려주세요.

◆ 이준헌: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개시지의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하게 되고, 한정승인도 마찬가지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개시지에 가정법원에 한정 신고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아까 말씀해 주신 대로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해서 신고해야 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라고 하는 거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이준헌: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해서 자신에게 상속이 된다는 사실을 안 날을 의미합니다.

◇ 조인섭: 돌아가신 거를 안 날이랑 비슷한 의미일까요?

◆ 이준헌: 네, 맞습니다.

◇ 조인섭: 그런데 만약에 돌아가셨을 당시는 이렇게 채무가 있는 줄 몰랐어요. 그리고 3개월이 지났습니다. 나중에 채권자들이 찾아와요. 이런 경우에는 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못 하게 되는 걸까요?

◆ 이준헌: 상속인이 상속의 승인 또는 포기 전에 상속재산을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인이 피상속인에게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청구할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나중에 알게 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특별한정승인을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시네요. 그러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때 주의할 사항은 없을까요?

◆ 이준헌: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에 상속인은 자신의 행위로 상속이 단순승인되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상속의 단순승인이란 상속의 효과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인데, 단순승인으로 인하여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권리 의무를 모두 승계하게 됩니다. 즉 빚까지 모두 상속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단순 승인을 하게 되면 채무를 다 변제해야 한다는 거죠?

◆ 이준헌: 네, 맞습니다.

◇ 조인섭: 단순승인이 되는 거를 주의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경우가 단순승인이 되는 걸까요?

◆ 이준헌: 예를 들면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여기서 처분행위란 예를 들어서 상속인이 상속재산인 부동산을 다른 사람에게 팔고 등기를 넘겨줬다거나, 상속재산인 주식을 매각했다거나, 피상속인이 수익자인 보험금을 수령하거나 보험을 해지하여 환급금을 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처분 행위를 할 경우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어 빚까지 모두 상속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재산이 있다고 해서 덜컥 이거를 처분해서 빚을 갚겠다. 이러셔서는 안 되는 거고요. 재산도 다 확인해 보시고 빚도 확인해 보시고 그다음에 이게 단순승인을 할 경우인지, 아니면 한정승인할 건지, 상속포기를 할 건지. 다 정리가 필요하다는 거네요.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에게 거액의 빚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습니다. 이런 경우에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해주셨는데요. 상속포기의 경우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기 때문에 후순위 상속인이 채무를 면하려면 후순위 상속인도 상속포기를 해야 하고, 한정승인의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고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순위 상속인이 다시 상속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정승인이든 상속포기든 모두 다 3개월 이내에 해주셔야 된다는 것까지 정리해주셨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준헌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