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 원료 中 의존서 벗어난다
의약품 원료 안정적 확보
대덕단지 기관·기업 협업
우수 인재 고용 확대 기대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이하 머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점 생산기지로 대전을 낙점한 배경으로는 '과학 도시'로 불리는 풍부한 인적·지식 자원이 꼽힌다. 대전에 위치한 연구기관, 기업과 연구개발(R&D) 협력을 추진하고 인근 대학 등에서 우수한 인재를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3일 머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신규 아태지역 바이오의약품 원료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발표한 뒤 대전시와 함께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입주한 기업을 지원하고 국내 대학들과 연구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머크 관계자는 "투자 후보지를 선정할 때 자격을 갖춘 인재가 충분한지, 정책과 규제 면에서 제약이 많은지 등 여러 요소를 살펴봤다"며 "대전시는 과학기술 관련 연구기관·대학·기업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도시로, 생명공학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과학 분야의 R&D 국가예산 중 40%가 대전에 배정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뿐 아니라 KAIST·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등 여러 대학과 연구소, 인재가 모여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시는 한국 바이오 산업의 태동지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이 모여 있고 매년 우수한 전문인력이 배출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전시는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로 바이오의약품 원료 공급망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의약품 원료 자급률은 2014년 31.8%에서 2018년 26.4%, 2021년 24.4%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국산 바이오의약품 원료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상당량을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해 쓰기 때문이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의약품 원료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의 90%는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다. 미·중 패권경쟁 심화 등 국제 정세에 따라 원료 공급 등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상당하다.
머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지역 균형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현재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생산시설을 옮긴 기업은 2013년 36곳에서 2022년 5곳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제조업체 비중은 2020년 처음 비수도권을 앞지른 뒤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은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지역 산업마저 사라지며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송광섭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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