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대형마트 휴일영업 접점 찾을 것"
이마트 연수점 리뉴얼모습 공개
매장내 스마트팜·치킨로봇 눈길
최근 리뉴얼 개장한 인천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형마트 휴일 영업규제 완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3일 정 부회장은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에서 1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리뉴얼 기념 프레스투어에 깜짝 등장해, 관련 질의를 받고 '노코멘트' 대신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해서 현업에 있는 사원들이 열심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형마트의 가장 큰 매출처인 서울·수도권에서 휴일 영업규제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는 이어 "지역 상권에 피해를 덜 주는 범위 내에서 소비자 편의를 최대로 살릴 수 있는 최고의 접점을 찾아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중소상공인 보호를 취지로 도입한 대형마트 휴일 영업규제는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다. 대구에 이어 청주에서 일요일에서 평일로 의무휴업일이 전환되는 등 규제 환경이 완화되고 있고, 서울·수도권에서도 지자체가 의견수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또 '미래형 이마트' 표본 매장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연수점 재단장은 시작일 뿐, 앞으로 오프라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이 중요하다고 해서 오프라인이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니고, 오프라인도 온라인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 많은 변신이 필요하다"며 "저희가 연수점을 이렇게까지 바꾼 것은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고 생각해달라"며 "앞으로 더 많은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르면 이달 말 스타필드 하남점에 7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주류 전문점 '와인클럽(WINE CLUB)'을 열 예정이다. 롯데마트의 '보틀벙커'와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와인클럽은 보틀벙커를 의식해서 만든 게 아니고, 원래 그 전부터 기획했던 것"이라며 "스타필드와 임대료 협상이 늦어지면서 오픈이 늦어졌고 5월말에서 6월쯤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을 닮은 캐릭터로 유명한 '제이릴라'를 체혐형 매장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이릴라는 2020년 이마트가 출원한 상표로, 현재 신세계푸드가 상표권을 넘겨받아 캐릭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21년에는 제이릴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고, 서울 청담동에 베이커리 매장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제이릴라 등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검토 중"이라며 "30, 40대때는 제가 기막힌 아이디어가 잘 떠올랐는데,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다보니 예전만큼 잘 안떠오른다. 이제는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아울러 글로벌 경제위기, 물가 상승 등을 언급하며 "이마트는 이런 위기가 왔을 때 항상 성장을 해왔다. 꼭 우리가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고 여러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날 정 부회장이 기자들과 함께 둘러 본 연수점은 몰타입의 매장으로, 지난 3월 30일 리뉴얼해 오픈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팜과 대형 정육 쇼케이스, 치킨 로봇이었다.
특히 직영 판매 공간을 확 줄이고 그로서리 매장을 확대하면서 늘어난 그로서리 공간을 이 같은 이색 볼거리로 채웠다. 이마트에 따르면 종전 3800평이던 직영 판매 공간은 1600평으로 줄었고, 대신 그로서리 매장은 1170평에서 1300평으로 넓어졌다.
맛집, 문화, 테마 공간은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연수점에는 전문점, 테넌트(임대 매장) 공간이 1800평에서 3500평으로 두 배 가까이 늘면서 맛집 25곳이 입점한 상태였다. 플라워샵, 아로마샵 등 체험형 테넌트도 눈에 띄었다. 연수점은 리뉴얼 개장 이후 4월 30일까지 약 한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가량 늘었다. 방문객 수도 23% 증가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리뉴얼은 큰 실험이다.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들이 더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물했다"며 "이로 인해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리뉴얼 개장 후 추이를 보니 줄지 않았다. 우리의 예상이 적중했다"고 언급했다.
정 부회장의 이번 연수점 방문은 지난 3월 이마트24 상품전시회,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방문 등에 이은 현장 경영 일환이다.
정 부회장은 "사실 나는 일상이 현장 방문"이라며 "아침에 일어나서 스타벅스 커피를 먹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퇴근하기 전에 이마트24 들러서 맥주, 스낵을 사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스타필드에 가고 그이후에는 야구장에 가서 야구를 보고 응원을 한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세계 유니버스' 안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시면서 저랑 같은 일상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정 부회장은 인수 후 1년 6개월이 된 G마켓이 현재 얼마짜리 가치를 하는 기업이 된 것 같냐는 질문에 "그건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21년 G마켓 인수에 나설 당시, 일각에서 제기된 '승자의 저주' 우려에 "(인수금액이) 얼마냐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응수한 바 있다. 지마켓은 지난해 655억원 적자를 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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