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뽑기에 꽝 대신 학생 이름 기재'… 외모 비하한 교사 벌금형

수업 중 수 차례 범행 정서적 학대 혐의
법원 "교육 기본 망각 피해자에 고통 줘"

수업 중 여학생 외모를 여러 차례 비하한 경남 김해 한 중학교 교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경남 창원지방 법원. 국제신문 DB

창원지방법원 형사1단독(정윤택 부장판사)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법원은 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해당 중학교에서 3학년 한 교실에서 역사 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너희는 B 양이다. 왜냐하면 못생겼으니까’ ‘프린터를 가져오지 않았으니까 B 양이다’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수업에 사용할 선물 뽑기를 만들면서 ‘꽝’에 해당하는 뽑기에 B 양 이름을 기재하기도 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B 양에 대한 친밀감 표시이거나 수업 과정에서의 집중력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지 고의가 아니었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육의 기본을 망각한 채 납득할 만한 이유나 근거 없이 수업 시간에 외모를 비하하는 등 감수성이 예민한 피해자에게 쉽게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가했다”며 “금전적인 배상을 하고 형사상 합의에 이른 점 등을 정상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