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찡이 집사'에 반바지 농부 … 文의 1년
대통령 퇴임후 양산 생활 다뤄
텃밭농사·집앞 시위 소음 담아
1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는 작년 5월 대통령 5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1년'을 그린 영화다. 청와대를 나오며 "오늘 6시에 정시 퇴근했다. 대통령 되고 나서 첫 퇴근이다. 그런데 또 마지막 퇴근"이라며 시민들과 인사한 문 전 대통령은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도착한 뒤 말한다. "아, 이제 드디어 내 집에 왔습니다."
2일 시사회에서 영화 '문재인입니다'를 미리 살펴봤다. 체크무늬 반팔 셔츠를 반바지 밖으로 빼입고 땀을 뻘뻘 흘리는 문 전 대통령 모습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오이, 가지, 고추, 배추, 호박, 바질, 엄나무를 텃밭에 심는 그는 영락없는 '평범한 노인'이 됐다. "수염을 깎지 않는 건 나만의 자유"라며 덥수룩한 흰 수염을 그냥 놔두기도 하고, 꽃을 보겠다며 한 뙈기 땅에 도라지를 심으려다 김정숙 여사에게 "도라지꽃은 키가 커 안 어울린다"며 잔소리를 듣는다. 평산마을에는 반려묘 찡찡이와 함께 17세 노견 마루와 유기견 토리,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송강이도 함께 살아간다. 거의 매일 뒷산으로 산책을 나간다.
하지만 평산마을 사저 담 너머엔 문 전 대통령을 질타하고 비난하는 시위대 모습이 비친다. 양산 생활 초기 담벼락 밖에서 들려오는 모욕에도 아무 말 없이 꽃나무를 심고 찡찡이 배변토를 정리한다.
일상생활 이면에서, 참모들의 회고를 통해 임기 당시의 뒷이야기도 이어진다. 방위비를 5배 증액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엄포에 "협상 중단"을 지시했던 일화, 일본발 금수조치에 맞대응했던 당시의 급박한 분위기 등이 자세히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관한 문 전 대통령의 직접적 언급은 없다. 하지만 그의 옛 참모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회고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윤 전 검찰총장을 너무 믿었다고 강조한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너무 선했다. 선한 의지가 배신당했다"고 말한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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