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고피자에 쏟아진 러브콜
최근 식재료비·인건비 상승, 구인난 등으로 외식업계 전반이 전례 없는 위기를 겪는 가운데 '로봇이 굽는 1인용 피자' 프랜차이즈 고피자의 성장세가 무섭다.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엔 약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현재 싱가포르·인도·홍콩·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해외 매장을 연내 100개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리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푸드테크·프랜차이즈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했다가 현지 글로벌 투자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미국 시장 진출을 전제로 1000만달러(약 1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받은 것이다.
고피자가 이토록 주목받는 것은 5조각으로 이뤄진 1인용 피자라는 신박한 아이디어 때문만은 아니다. 고피자는 2016년 창업자인 임재원 대표가 푸드트럭으로 시작한 소규모 브랜드이지만 초기부터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1인용 피자 6~8판을 3분 만에 구워 주는 자동화덕 '고븐(GOVEN)' 등을 자체 개발했고, 충북 음성에 2000평 규모의 파베이크 도(dough) 생산공장을 지어 전 점포에 파베이크 도를 공급했다. 파베이크 도는 반죽·발효·숙성을 모두 거친 도를 성형한 뒤 약 70% 구워 급속 냉동시킨 것이다. 매장에선 파베이크 도를 꺼내 재료를 토핑하고 고븐에 넣기만 하면 된다. 최근에는 피자를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로봇이 알아서 굽고 순서대로 꺼내 잘라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 따뜻하게 보관해주는 전자동 시스템 '고봇 스테이션'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점주는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매장 직원들은 특별한 기술이나 어려움 없이 똑같은 품질의 피자를 만들 수 있다. 매장의 업무 강도를 확 낮춰 식당 구인난에서 자유롭다. 그 덕분에 고객은 전 세계 어느 매장을 가든지 맛있는 피자를 신속하게 받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운영 효율화와 품질 균일화는 가맹사업의 기본이다. 각종 '갑을 논란'으로 맥을 못 추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가 고피자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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