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식량도 없어"…수단서 수십만명 참혹한 피란 행렬
[앵커]
군벌 간 무력충돌이 3주째로 접어든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사실상 '내전'에 가까운 상황인데요. 현재까지 33만명이 자국 내 분쟁이 덜한 곳으로 피신하거나, 인근 국가로 넘어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피란민들이 국경지대로 대거 몰리면서, 상당수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사막에 갇히는, 그야말로 참혹한 현실에 놓였는데요.
나라 곳곳에서 약탈이 벌어지는 바람에 구호품마저도 대부분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이준삼 기잡니다.
[기자]
언제 총알과 포탄이 날아들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모든 것을 버리고 피란길에 오른 수단 국민들.
하지만 이들 앞에는 또 다른 절망들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환자들이 제대로 된 식량과 물도 없이 뜨거운 태양에 노출된 채 사막에서 생활하고 있고, 약탈과 착취, 학대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
8개월 임신부마저 나흘 동안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브리스 데글라 / 유엔난민기구(UNHCR) 비상 코디네이터> "우리가 (피난민 구출에) 실패한다면 너무 늦게 될 것입니다. 우기가 다가오고 있어서, 몇 주 더 지나면 어떤 지원도 불가능해질 거예요."
사실상 내전에 가까운 무력 충돌로 벌써 500명 이상이 죽고 수천 명이 다쳤습니다.
33만여 명이 피란길에 올랐고 그중 10만 명이 국경을 넘었습니다.
주변 국가들과 아프리카연합 등 국제사회가 적극적 중재 활동에 나서고는 있지만.
<모헤메드 엘 하센 르바트 / 아프리카연합위원회 의장 대변인> "우리는 최대한 빨리, 완전하고 포괄적이며 효율적인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관련 노력들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유엔은 인도주의적 위기가 재앙으로 바뀌고 있다며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80만 명 이상이 국경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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